이혼소장에 노출된 주소를 찾아가 어린 딸이 지켜보는 앞에서 아내를 흉기로 살해한 30대 공무원의 첫 재판에서 피해자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김경훈 부장판사)는 2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구속기소된 공무원 A(39)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피해자의 남동생이 출석해 남겨진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토로하며 재판부에 피고인을 엄하게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남겨진 가족과 어린 조카가 극심한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며 "조카는 자라면서 영원히 엄마를 만날 수 없게 됐다"고 울먹였다.
이어 "피고인이 다시는 가족 앞에 나타나는 일이 없도록 엄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월 말 아내와의 이혼 소송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이자 이혼소장에 기재된 아내의 임시 거처를 찾아가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지난 9월 1일 오전 피해자의 주거지를 찾아가 어린 자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내의 가슴과 복부, 양팔 등을 흉기로 28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씨가 어린 자녀에게 어머니의 살해 장면을 목격하게 해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안겼다고 보고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도 적용했다.
다만 A씨 측은 이날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A씨 측 변호인은 "수사 기록 열람·복사가 지연돼 아직 검토를 마치지 못했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다음 기일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직권으로 A씨에 대한 양형조사를 결정했다. 범행 경위와 피고인의 개인적 환경 등 형량 결정에 필요한 사정을 추가로 살펴보기 위한 절차다.
또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및 보호관찰 명령 사건은 다음 공판에서 본안 사건과 병합해 심리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1월 26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