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두른 중국인 러시아 유학생의 영상이 빠르게 퍼지면서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중국이 일본의 재군사화를 연일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일본을 옹호·지지하는 자국 유학생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20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모스크바대 역사학과 수업 시간에 한 중국 유학생이 욱일기를 몸에 두르고 있는 영상이 큰 논란을 불러왔다.
그는 책상 위에 1930년대 일본군 모자를 두기도 했으며, 다른 중국인 유학생들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공개적인 장소에서 욱일기를 내걸거나 러시아어·일본어로 다른 중국 유학생들을 '지나인'(支那人·중국인을 낮춰 부르는 말)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수업 시간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해 마찰을 빚기도 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그는 SNS에서도 이와 유사한 활동을 벌였다. 기모노를 입고 일본도를 손에 든 모습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프로필 사진으로 올리고, 일본 역사 인물과 일본 군국주의 관련 내용을 게시해 왔다고 중국 매체들은 보도했다.
모스크바대 중국 학생·학자모임은 17일 대학 측에 조사를 요구했고, 모스크바대는 해당 학생에 대한 제적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이 학생은 이미 본국에 송환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역사학을 전공한 이 학생이 일본이 중일전쟁 당시 대학살을 벌인 장쑤성 난징 출신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중국 내 공분이 더 커졌다.
SNS에는 "난징 출신으로 역사학을 전공하면서 욱일기를 두른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사과 한마디로 넘어갈 수 없다"는 댓글들이 올라왔다.
인민일보는 논평에서 "일본 침략 역사의 상징적 표식을 몸에 두르는 것은 민족의 고통을 경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 정의를 모독하는 것"이라며 "새로 개정된 '치안관리처벌법'은 침략 전쟁과 침략 행위를 선양·미화하는 발언이나 사진, 영상 등 물품을 제작·전파·유포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 역시 "어느 나라에 있든 군국주의의 앞잡이가 되는 것은 인류의 양심에 대한 공공연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과 일본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은 관계 회복의 전제조건으로 다카이치 총리가 해당 발언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다음 달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간 회담도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