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투수 양현종이 팀의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 개인적인 욕심을 내려놓고 철저한 준비 태세를 갖췄다.
양현종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가을야구에 임하는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KIA는 앞서 광주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4선발로 낙점돼 4차전 등판을 준비해 온 양현종으로서는 팀이 이날 3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준PO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양현종은 "4선발로 낙점됐을 때 부담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외국인 투수들이 1, 2선발을 맡는 상황에서 1승 1패나 2승 1패를 염두에 두고 4차전을 준비했다"며 "후배들이 워낙 잘 던져준 덕분에 3차전에서 끝낼 기회가 왔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 오늘 승리하고 기분 좋게 광주로 내려가 플레이오프를 준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마운드에 오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팀 승리가 우선"이라며 "오늘 끝내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강조했다.
만약 팀이 이날 승리해 시리즈를 매듭짓는다면, 양현종은 프로 생활의 수많은 발자취가 남은 잠실구장 마운드에서의 고별 등판 기회를 뒤로하게 된다.
이에 대해 양현종은 "아쉬움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승리가 보장된다면 잠실 마운드에 다시 서고 싶지만, 오늘 패하면 시리즈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어 반드시 오늘 매듭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잠실구장 추억에 대해서는 "오늘이든 내일이든 잠실에서의 마지막 등판이 될 수 있어 훈련 내내 감회가 새로웠다. 프로 데뷔전과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첫 세이브를 모두 이곳 잠실에서 기록했다"며 "20년 전 기억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새 구장이 완공되면 관중석에서 지켜보지 않을까 싶어 만감이 교차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시리즈를 지켜보는 선배로서 후배들의 분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양현종은 "한 사람의 야구 팬으로서 감탄이 나올 정도로 선수들이 훌륭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며 "시즌 전 낮은 평가를 딛고 정규시즌 3위에 오른 뒤 가을야구에서도 2승을 챙겼다. 이는 결코 운이 아니라 우리 선수들이 가진 실력으로 편견을 깨뜨린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스트시즌에 오른 강팀들과 비교해 전력 열세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극복해 냈다"며 "스스로를 믿고 남은 가을야구도 자신감 있게 치렀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양현종은 조기 샴페인을 경계하며 눈앞의 한 경기에 전력을 쏟겠다는 베테랑의 자세를 분명히 했다. 그는 "선수단 내부에서는 더 높은 곳을 미리 입에 올리지 않으려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며 "준플레이오프가 아직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다음 단계를 논하는 것은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오늘 한 경기'에만 집중한다. 오늘 이기면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 집중하는 식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자 한다"며 "섣불리 앞서가지 않고 눈앞에 놓인 승부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