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한 흠결"·"문장 어색" 지적…법정서 흔들리는 종합특검

'尹 체포방해' 국민의힘 의원 첫 재판서 공소장 지적
관저이전·계엄버스 재판에선 혐의 적용·문장 지적도
3대 특검 기소 사건도 잇단 무죄…입증 부족 논란
"무리한 기소" 비판에 종합특검 '무용론'도 우려

류영주 기자

2차 종합특검이 최근 재판 시작 단계부터 "공소사실에 중대한 흠결이 있다"는 등의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기소한 사건에서 무죄 판단이 잇따르고 있는데, 종합특검 역시 지난달 재판이 본격화되자마자 법정에서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이에 종합특검이 앞으로 계속될 재판에서 혐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할 경우, 수사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비판은 물론 '종합특검 무용론'이라는 연쇄적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대한 흠결·문장 어색…종합특검에 쏟아진 재판부 지적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의원 4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에 중대한 흠결이 있다"며 종합특검 측을 질타했다.
 
이 사건은 앞서 내란특검팀이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각하로 종결한 사건이다.
 
재판부는 종합특검이 특수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면서 공소장에는 피고인들이 공무원을 폭행하고 협박했다는 내용을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또 공소장에 피고인들이 각 범죄에 대한 단독정범인지 공동정범인지도 불분명하다고 했다.
 
지난 19일에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김건희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의 대통령 관저 이전 부당개입 의혹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21그램 김태영 대표 등에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에 의문을 표했다.
 
종합특검은 김 대표가 대통령 관저공사 과정에서 원담종합건설 등의 명의를 빌려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았다며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또 하도급 업체에 허위 세금계산서를 받고 실제 하도급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혐의도 적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에 대해 "보통 허위 세금계산서는 경험상 탈세하려고 자료만 만들어 놓고 용역을 제공한 사건들"이라며 "이런 사건들은 이 조목을 적용한 건 경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안은 실제 공사가 이뤄진 사안이라 허위 세금계산서 교부나 미발급·미수취 관련 조항을 적용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의미다.
 
재판부가 공소장의 문장을 고쳐주는 사례도 나왔다. 같은날 열린 김상환 전 육군본부 정책실장의 '계엄버스' 탑승 사건 첫 공판기일에서 형사합의37-1부(장성훈·오창섭·류창성 부장판사)는 공소장에 기재된 버스 탑승 경위에 대해 "문장이 좀 어색해 보인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종합특검이 수사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했던 한계가 드러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검의 태생적인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며 "과도하게 수사망을 넓히고 혐의를 적용해 무리하게 기소를 하다 보니 당연히 무죄도 많이 받고 지적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3대 특검 입증 부족 입길…'명태균 게이트' 잇단 무죄

서울고법 제공

앞서 수사한 3대 특검이 기소한 사건에서도 무죄 판결이 잇따르며, 이미 특검의 입증 부족이 법정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혐의로 김건희특검이 재판에 넘긴 윤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의 징역 2년형이 뒤집힌 것이다. 같은 여론조사를 두고 재판을 받은 김건희씨도 1·2심 모두 무죄를 받았다.
 
순직해병 특검이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을 받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게 적용했던 증거인멸교사 혐의는 지난 8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내란특검팀이 기소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국무회의 관련 위증 혐의도 1·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이 나왔다. 2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증언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검의 입증 부족을 지적했다.
 
3대 특검도 수사 대상과 혐의를 넓히면서 입증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결론 뒤집은 홍장원·조성현 등 재판 관건…종합특검 '무용론' 가능성

특히 종합특검은 3대 특검의 불기소 결론을 뒤집고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 등을 내란 가담 혐의로 재판에 넘긴 만큼, 법정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 또다시 '무용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이미 3대 특검이 내린 판단을 뒤집고 무리하게 수사했는데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면 '애초부터 종합특검을 할 이유가 없었다'는 무용론에 힘이 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원이 내란죄의 핵심이 아닌 주변부의 혐의는 앞으로 유사 사건에서 기본적인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내란죄의 핵심 혐의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고, 단순 지시를 받은 경우 혹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행동들에 대해서 재판부가 엄격하게 판단하는 것 같다"며 "예를 들어 체포 방해 사건 같은 경우도 물리적인 충돌이 없었는데 혐의를 적용하면 집회시위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 등 향후 다른 사건에서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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