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1루수 문정빈의 치명적인 수비 난조로 무너지며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3차전.
올해를 끝으로 철거 후 돔구장으로 재건축되는 잠실구장에서의 고별전이 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날인 가운데, 1루에서 터져 나온 뼈아픈 실책이 팀의 가을 야구를 집어삼켰다.
문정빈은 앞선 준PO 1, 2차전에서 4번 타자로 나섰으나 8타수 1안타(타율 0.125) 1타점에 그쳤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3타수 1안타에 머무는 등 타격 침체를 겪었다. 이에 염경엽 LG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문정빈보다 송찬의의 타격감이 좋은 것 같아서 위로 올렸다"며 문정빈을 6번 타자로 내리는 결단을 내렸다.
타선의 부담을 덜어주려던 사령탑의 배려와 달리, 수비에서는 대형 참사가 이어졌다. 2회초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얻어맞아 0-1로 끌려가던 LG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준수의 땅볼을 1루수 문정빈이 포구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쉽게 잡을 수 있었던 이닝의 두 번째 아웃카운트가 허무하게 주자로 둔갑하자 흐름은 걷잡을 수 없이 요동쳤다.
흔들린 LG는 김규성에게 안타, 하주석에게 볼넷을 내주며 순식간에 만루 위기에 봉착했고, 벤치는 결국 선발 투수 카라스코를 강판시켰다. 그러나 구원진 역시 불길을 잡지 못했다. 박재현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은 데 이어 후속 김도영에게 만루 홈런까지 얻어맞으며 2회초에만 대거 6실점, 스코어는 0-7까지 벌어졌다. 문정빈의 포구 실책 하나가 걷잡을 수 없는 빅이닝의 도화선이 된 셈이다.
문정빈은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2루타를 터뜨리며 스스로 실수를 만회하는 듯했다.
하지만 수비 악몽은 5회초 다시 반복됐다. 0-7로 끌려가던 5회초 1사 2루에서 하주석의 타구를 간발의 차로 놓쳐 1, 2루 위기를 초래하더니, 이어진 박정우의 타석에서는 타구가 문정빈의 손에 맞고 굴절되며 우전 안타로 이어졌다. 공식 기록원으로부터 실책 판정을 받지는 않았으나, 명백히 실점으로 직결된 뼈아픈 수비 미숙이었다.
수비 붕괴로 승기를 완전히 빼앗긴 LG는 6회초 나성범에게 또다시 연타석 솔로 아치를 허용하며 0-9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LG는 6회말 1사 2, 3루에서 오스틴 딘의 땅볼로 3루 주자 구본혁이 홈을 밟아 간신히 1점을 만회했다.
경기가 7회로 접어든 가운데 KIA가 한준수의 솔로 홈런을 추가해 10-1로 크게 앞서 나가며 승기를 굳히고 있다. 가을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 1루수의 잇따른 수비 실수가 LG의 잠실 작별 무대를 암울하게 물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