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로또를 이번에 처음 사봤어요."
작품을 준비하며 실제로 로또를 구매하기도 했다. 혹시라도 당첨된다면 흥미로운 기사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티빙 시리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에서 팀장 공은태 역을 맡은 배우 이준혁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사면서 두근두근했죠.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이준혁, 로또 당첨되다'는 제목의 기사가 너무 보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실패했죠.(웃음)"
이어 "그래도 5천 원은 당첨됐다"며 "저희끼리 서로 로또를 사주는 내기도 했는데 당첨은 거의 안 돼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평소 로또를 사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작품으로 운이 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안 샀다"며 "로또에 운을 써버리면 안 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준혁은 작품 속에서 로또 1등에 당첨된 공은태의 감정을 표현하는 순간도 설명했다.
그는 "좋아하는 게임을 하다가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순간에 뭔가 터졌을 때의 느낌"이라며 "월드컵 보다가 4강전에서 우리나라가 골을 넣었을 때 느끼는 희열과 비슷했다. 연기였지만 당첨됐다고 하니 기분은 좋더라"고 웃었다.
공은태를 표현할 때 주변 인물들의 감정 사이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는 데도 집중했다.
그는 "공은태는 중심을 잡는 베이스처럼 바라봤고 주변 인물들은 리듬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재즈처럼 생각했다"며 "중심을 잡으면서도 가끔 한 번씩 찔러줘야 전체가 살아날 것 같았다. 이런 연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원 없이 했다"고 말했다.
극 중 부산 출신인 공은태가 가족과 대화할 때 사투리를 사용하지 않는 설정에 대해서는 "사투리를 쓰는 버전도 있었다"며 "미세한 감정까지 연기해야 했기에 오히려 사투리를 쓰지 않고 감정을 더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감독님이 판단하신 것 같다. 안 하길 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새벽 3시 촬영에도 에너지 쏟은 배우들…서현우 반칙성 기술도"
작품에 대한 배우들의 애정을 느꼈던 순간도 있었다. 작품 초반 공은태가 로또에 당첨된 뒤 회사 직원을 상대로 상상하는 장면이다. 이 신은 애드리브로 이뤄졌다.
"마치 월드컵처럼 팀마다 애드리브 대회를 했어요. 서현우 형이 마지막에 눈을 뒤집어 까면서 넘어지는 약간의 반칙성 기술을 쓰기도 했죠.(웃음)"
이어 "당시 촬영 시간이 새벽 3시였는데도 희열을 느꼈다"며 "그 장면이 많이 편집될 줄 알면서도 배우들이 에너지를 쏟으며 좋아했다. 모두가 이 작품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에 감동받았다"고 강조했다.
또, 6회에서 공은태와 양준호(서현우)가 브랜드 라크네스 측과 협상하는 장면은 윤영빈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순간 중 하나라고 꼽았다.
이준혁은 "바스트 샷을 찍을 때는 스포가 되기 때문에 다리를 떨지 않고 촬영했다"며 "(후반부에) 속기사를 활용해 타자를 치는 장면도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빅쇼트'에서도 주식 내용을 잘 몰라도 그 믿음으로 사람들을 신나게 하는 장면이 있지 않느냐"며 "감독님이 그런 신을 딱 만들고 연출해 주셔서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64세 톰 크루즈 형님 보며 힘 얻어…직장인들 자부심 가지길"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이준혁은 서현우에 대해 "현우 형이 저를 주인공으로 있게끔 해줬다"며 "현장에 능통하고 애정도 많은 완벽한 사람이 기꺼이 절 서포트해주더라. 감동받았다"고 극찬했다.
박보경에 대해서는 "이번에 세 번째 작품인데 이번 작품을 통해 느낌이 좋았다"며 "전작들은 캐릭터성이 강한 인물이었다면 이번에는 본인의 모습을 투영할 수 있는 인물이어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평소 일상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이준혁은 "저는 하루에 반끼 먹는다"며 "하루 세 끼를 먹으면 영화 '범죄도시'에 나왔던 것처럼 몸이 커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타 먹는 가루와 야채, 빵 한 조각 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남을 때 영화를 본다"며 "최근에는 영화 '디거'를 보며 감동 받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밤을 새우고 나면 다음 날 촬영을 못 할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64세인 톰크루즈 형님이 10분짜리 롱테이크를 완벽히 찍더라"며 "그 분이 자기 일을 저보다 더 사랑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힘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을 통해 직장인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이준혁은 배우의 일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작품이 좋은 건 저희 같은 배우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라며 "저희도 위에 상사가 있고 투자사가 있고 제작사 대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장인의 삶을 다룬 이번 작품이 다른 직업을 소재로 한 작품과는 다른 매력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다른 작품에서는 특수한 직업을 다루면서 그 일을 멋있게 만들려 했다면 이번 작품은 직장 생활 자체가 얼마나 멋있는지를 얘기하는 것 같아요. 멋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직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데 직장인도 되게 멋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어 "제가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일반 직장 생활에 대해 굉장히 멋있다고 느끼니 직장인들도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총 10부작으로 구성된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티빙 주간·주말 구독 기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디즈니플러스(+) TV쇼 부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라쿠텐 비키에서는 미주·유럽·오세아니아·중동 지역 종합 5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