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의 핵심 통신망인 군용 스타링크(스타실드)의 인터넷 속도를 제한하라고 지시한 장본인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 당국자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전쟁의 향방을 좌우하는 민간 기술의 막대한 영향력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지난주 우크라이나 위성 네트워크 연결 속도를 강제로 낮추면서, 최전선에서 운용되던 우크라이나의 공격용 및 요격용 드론 상당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확산하자 이번 결정의 '배후'를 두고 책임 공방과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WSJ는 머스크가 실제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으나,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와 사전에 조율된 것인지 혹은 머스크의 독자적 행동인지를 두고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미 당국자는 "머스크가 일방적으로 행동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을 구체적으로 지시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 도중 머스크와 통화해 관련 논의를 했으며, 사전에 고위 당국자들과 협의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논란이 가중되자 백악관 내부에서는 비공식 조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스페이스X 관계자들은 백악관에 연락해 머스크의 지시가 정부와의 사전 협의 하에 이루어졌다는 일치된 메시지를 전달하려 애쓴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 역시 SNS를 통해 "시스템의 사용 제한은 미군 당국과 최종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책임을 미국 정부로 떠넘겼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내가 한 일이 아니며 일론도 아니었을 것"이라며 지시 사실을 부인했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역시 "우리는 어떤 것도 제한하지 않았다. 스타링크 자체의 서비스 약관에 따른 자발적 결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마치 스위치를 가볍게 튕기듯, 머스크가 치명적인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을 쥐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