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여전히 북한의 핵 보유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중국 내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0일 중국 싱크탱크 궈관즈쿠와 함께 중국 베이징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군비통제 방안 모색'을 주제로 공동 국제학술회의를 열었다.
회의에 참석한 중국 군사 전문가 A씨는 "과거 우리는 미한(한미)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조선(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는 방안을 제창했는데, 이 방법은 더는 통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조선의 손에 든 패는 그때보다 훨씬 많아졌고,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만약 우리가 멈출 테니 너희도 멈추라는 식의 '쌍중단'을 이야기하면, 조선은 분명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쌍중단은 한미 연합훈련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동시에 중단한다는 의미로, 중국이 이를 한반도 문제 해법의 단초로 주장해 왔다.
중국 당정 대외정책 전문가 B씨는 "중국은 조선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매우 원치 않고, 여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게다가 핵 기지가 중국에 인접해 있다는 것이 치명적인데, 이런 상황이 중국에 가져오는 곤란함이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중국에 대한 조선의 기본적인 태도는 '네가 뭐라고 해도 무조건 듣지는 않을 것이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북한 전문가 C씨는 한반도 평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제기했다. 그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중국의 압박 등 위험 요소가 더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C씨는 "안보는 러시아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북한은 미·중, 중·한, 한·미 간 모순으로 만들어진 특수한 전략적 균형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려 할 것"이라며 "이 시기는 20~30년 이어질 수 있고, 평화적인 환경은 북한으로서도 지극히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근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중국의 역할을 주문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한중 간 전략적 협력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며 "중국은 북한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4자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섭 세종연구소장은 현재 한반도가 북핵 위협뿐만 아니라 우발적 충돌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비확산연구센터 고문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동북아시아의 불안 확산과 한국·일본의 군비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