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이재용 겨누는 검찰, 특경법 적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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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빠져나가기 어려워"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 배임 혐의 중심에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사건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연결고리로 옛 삼성물산의 배임혐의를 주시하고 있다.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당시 삼성물산 경영진이 자사에 불리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음을 알고도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고평가한 배경에 그룹 윗선이 개입했는지 들여다보는 것이다.

2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삼성바이오에서 압수한 증거들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통해 이 부회장의 혐의사실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수사가 단순히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기준 변경 '논란'으로 끝날 지, 고의적인 배임행위와 회계사기로 판명날 지 달라질 수 있는 지점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조사된 내용만으로도 이 부회장은 2015년 삼성바이오가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자회사의 회계처리기준 변경이 필요했다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바이오의 자본잠식 가능성을 인지했다는 것은,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기준 변경이 자연스러운 수순이 아님을 알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바이오의 자본잠식 위기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그룹 승계에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려 삼성바이오를 인위적으로 고평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논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은 이 부분에서 삼성물산이 제일모직보다 삼성바이오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 점을 유심히 보고 있다. 형법상 배임 의혹을 받는 부분인데, 이 부회장의 경우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득 액수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특정경제범죄법상 가중처벌 대상으로 검토하는 상황이다.

옛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 가치가 높아질수록 합병 시 불리한 상황에 놓이는 구조였다. 그런데도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 가치를 증권사 리포트 추정치들을 토대로 6조원으로 평가해 제일모직의 자체 평가(5.6조원)보다 높게 쳐줬다. 또 2014년 삼성바이오 연결감사보고서 상 이미 기재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부채를 누락하고 제일모직의 허수 사업을 검증 없이 인정해주기도 했다.

그룹 윗선의 개입이 없었다면, 삼성물산 경영진이 이처럼 회사와 주주들에 대한 배임 의혹을 살 수 있는 의사결정을 할 동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검찰이 의심하는 부분이다. 제일모직 경영진이 자신들의 기업가치를 띄우기 위해 삼성바이오를 고평가한 것보다, 당시 삼성물산 경영진의 행위가 '배임'이라는 범죄와 더 직관적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특히 옛 삼성물산을 이끌던 최치훈 사장은 제일모직이 흡수합병 후 사명을 바꾼 '통합 삼성물산'의 이사회 의장 겸 사장을 맡고 있다. 만약 옛 삼성물산 가치를 끌어내리고 제일모직을 띄워준 보상으로 이 부회장에게 자리를 받았다면, 배임 행위를 통해 이득을 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국정농단 재판 과정에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에 불리하게 산출된 합병비율로 인해 약 1388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참여연대가 누락된 콜옵션 부채 등을 포함해 재보정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손실 규모는 4800억원대로 늘어난다. 반면,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이 취한 부당이득은 많게는 3조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부회장은 이미 국정농단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합병 의사결정을 진두지휘하고 중심에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며 "삼성바이오 회계사기가 합병과 연결된다면 배임 액수가 상당하고 피해자가 많아 지난번보다 높은 형이 구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경법상 횡령·배임액수가 50억원이 넘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해진다. 대법원 양형기준에서는 액수가 300억원 이상이면서 △대량 피해자(근로자, 주주, 채권자 등을 포함)를 발생시킨 경우 △지배권 강화나 기업 내 지위보전의 목적이 있는 경우 △범행 후 증거은폐 또는 은폐 시도가 있는 경우 등에 징역 7~11년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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