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경찰관 출신' 국회로 국회로 왜?[권영철의 Why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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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유튜브 '노컷'(https://www.youtube.com/@cbs_nocut)
■ 진행 : 정다운 앵커
■ 출연 : 권영철 대기자

검사출신 47명 대거 입후보, 검사장 이상 고위직 출신도 15명이나 돼.
경찰관 출신도 20명 이상 입후보, 치안감 이상 고위직이 대부분.
권력기관 출신의 총선 출마는 정치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정치의 사법화' 때문
권력기관의 국회 진출은 재직시절 법집행이 편향적일 수 있어서 문제.


22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데요. 후보들 중 권력기관인 검찰과 경찰출신이 7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물론 언론인출신들도 많고, 선출직 공직자나 일반공무원 출신들도 적지 않지만 권력기관 출신들이 왜 국회로, 또 국회로 몰리는지 자세한 내용 권영철 대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정다운> 먼저 국회의원 출마예상자 중 검사출신이 몇 명이나 됩니까?
   
◆권영철> 이 자료는 참여연대에서 조사해서 2월 25일자로 발표한 자료입니다. 이 자료 발표이후 경선에서 탈락하거나 출마를 포기한 사례도 있다는 걸 먼저 말씀드립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2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나선 검사출신 후보는 전현직 국회의원 21명을 포함해서 47명입니다.
   
전현직 국회의원 21명은 제외하고 26명을 퇴직 3년 이내, 5년 이내, 7년 이내, 10년 이내, 10년 이상 등 5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현직 검사는 4명이 포함됐는데, 이들은 사직서를 냈지만 징계청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이유로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경우입니다. 4명 중 신성식 검사는 2월 15일 법무부에서 해임처분을 했으니까 현직검사는 3명이 됐습니다. 이성윤 검사는 민주당 영입인사입니다.
   
1그룹은 7명인데 국민의힘 4명(김상민, 박용호, 이원모, 최용규) 민주당이 3명(신현성, 신성식, 이성윤) 입니다. 2그룹은 검찰에서 퇴직한지 4~5년인 후보자로 6명입니다. 국민의힘(노승권, 박성근, 주진우, 최기식) 4명이고, 민주당(박균택, 양부남) 2명입니다.
   
퇴직한지 6년 이상 되는 후보는 13명인데, 국민의힘(김진모, 오세인, 윤갑근, 곽규택, 이정만, 정상환, 박경호, 석동현, 심재돈, 안홍렬, 조수연) 11명이고, 민주당(김병국, 김기표) 2명입니다.
   
국회의사당 본관 전경. 연합뉴스국회의사당 본관 전경. 연합뉴스
◇정다운> 역대 총선에서 검사출신들이 어느 정도 국회로 진출했나요?
   
◆권영철>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는 검사출신 국회의원이 15명이었습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18명, 2012년 19대 16명,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28명이었습니다. 2004년과 2000년에는 각 19명, 1996년 21명, 1992년 16명, 1988년 11명 등입니다.
   
검사를 포함한 법조인 전체로 보면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117명이 출마해 46명이 당선됐고, 2016년 20대에는 126명이 출마해 49명 당선, 2012년 19대 총선에는 104명이 출마해 42명 당선, 2008년 18대 총선에는 121명이 출마해 59명 당선, 2004년 17대 총선에는 131명이 출마해 54명이 당선됐습니다.
   
◇정다운> 검사를 포함해서 법조인들이 국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높은 듯 한데, 얼마나 될까요?
   
◆권영철> 다른 직업군에 비해 상당히 높습니다. 잠시 표를 보시죠. 국회입법조사처 전진영 정치의회팀장(정치학 박사)이 2024년 1월 발표한 '국회와 주요국 의원의 직업적 배경 비교' 보고서를 보면, 국회의원 가운데 법조인 비율은 15.3%로 21.3%인 정당인 다음으로 높습니다.
     정당인은 당직자, 정당 활동가, 의원 보좌관 등을 포함한 것이니까 단일직군이라기 보다는 포괄적인 직업범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법조인은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단일직군입니다. 공무원 출신이 14.3%였는데, 여기에는 공채를 통한 일반직 공무원과 군인, 경찰, 소방관이 포함된 겁니다. 사회단체가 12.3%인데 시민단체와 노조활동가가 포함됐습니다.
   
◇정다운> 언론인 출신은 얼마나 됐나요?
   
◆권영철> 언론인 출신은 21대 국회에서는 24명으로 전체 의원 중 8%였습니다. 초선이 15명, 다선이 9명이었습니다.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은 17대 때 36명으로 전체 의원의 12%였지만, 18대 35명, 19대 21명, 20대 22명 등으로 줄어드는 추셉니다.
   
◇정다운> 경찰출신도 출마가 늘고 있나요?
   
◆권영철> 그렇습니다. 21대 총선에서는 15명의 경찰 출신이 출마해 9명이 당선됐습니다. 20대 총선에서는 8명이 당선됐고요. 19대 4명, 18대 1명, 17대 2명, 16대 5명이었습니다.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경찰출신 9명 중 8명은 치안감 이상의 고위직 출신이었습니다. 민주당에서 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충북 증평·진천·음성),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대전 중구) 등 2명이, 국민의힘에서는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경북 경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대구 달서병), 서범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울산 울주), 윤재옥 전 경기지방경찰청장(대구 달서을), 이만희 전 경기지방경찰청장(경북 영천·청도),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등 6명이 당선됐습니다.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출신인 권은희 의원은 국민의당 비례로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1월 29일 국민의힘을 탈당하면서 의원직에서 사퇴했습니다.
   
22대 총선에는 경찰출신 입후보자가 20명이 넘는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는 고기철 전 제주청장(제주 서귀포), 김석기 전 서울청장(경주), 김용판 전 서울청장(대구 달서병), 김종양 전 인터폴 총재(창원 의창), 박성호 전 경남부지사(김해갑), 윤소식 전 대전청장(대전 유성갑), 윤재옥 전 경기청장(대구 달서을), 이만희 전 경기청장(경북 영천), 이상률 전 경남청장(김해을), 이철규 전 경기청장(동해 태백 삼척 정선), 정용근 전 대전청장(충주), 정용선 전 경기남부청장(당진), 한상철 경남 홍보담당관(양산갑), 황석춘 전 경찰공무원( 부산 사상) 등 14명입니다.
   
민주당에서는 남병근 전 경기북부청 차장(동두천 연천), 노승일 전 충남청장(충주), 류삼영 울산중부서장(미확정, 수도권 추진 중), 원경환 전 서울청장(서대문 또는 홍천 횡성 영월 평창), 이상식 전 부산청장(용인갑), 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증평 진천 음성), 황운하 전 대전청장(대전 중구) 등 7명인데 황운하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권은희 전 의원은 광주 광산에서 출마할 예정인데, 개혁신당 또는 제3당으로 출마를 고려중입니다.
   
◇정다운> 전문 직종 중에서도 법조인 출신이 국회의원으로 진출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거죠?
   
◆권영철> 그렇습니다. 21대 국회의원 중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계 출신 당선자가 46명으로 15.3%를 차지합니다. 20대 국회에서는 49명으로 16.3%였습니다. 법조인들은 당선비율도 높습니다. 21대 총선에서 117명이 출마해서 지역구 42명과 비례대표 4명 등 총 46명이 당선됐으니까 40%(39.3%)에 육박합니다.
   
검사 수는 인구대비 매우 적지 않습니까? 2023년 말 기준으로 대한민국 인구는 5133만명입니다. 검사는 2292명이니까 인구대비 비율은 0.0045% 입니다. 그런데 국회의원 300명 중 검사출신이 15명이니까 5%입니다. 한 언론에서 이를 두고 검사는 인구대비 1100배 가량 과대 대표 된다고 분석을 했습니다.
   
법조인으로 넓히면 2023년 말 기준으로 판사(3214명)와 검사, 변호사(3만4899명)는 모두 4만403명으로 총인구의 0.079%입니다. 그런데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법조인은 46명으로 15.3%니까 법조인은 인구보다 190배가량 과대 대표되는 셈입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정다운> 외국은 어떤가요? 의회에 이렇게 법조인들이 많나요?
   
◆권영철> 미국이나 독일은 많은 편이고요. 영국이나 프랑스 일본은 적은 편입니다. 법조인 출신 의원 비율은 미국 연방하원은 30%, 독일 연방하원은 22.8%입니다. 반면에 영국 하원은 7.2%, 프랑스 하원은 4.8%이며, 일본 중의원은 주요 5개국 중에서 가장 낮은 3%의 의원이 변호사 출신입니다. (출처: 전진영 박사 '국회와 주요국 의원의 직업적 배경 비교')
   
◇정다운> 법조인, 그중에서도 검사출신들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이유는 뭔가요?
   
◆권영철> 일반적인 이유는 법률전문가니까 국회의원으로서 입법활동을 잘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아마도 법조인들에게 왜 출마하느냐고 물어보면 모범답안처럼 이런 답을 가장 많이 할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친구로 잘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 최종 공천에서 배제됐습니다만, 왜 국회의원이 되려고 했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경험담을 언급했습니다. 법무부 재직 때 국회 법사위를 자주 가게 되는데, 법조인 출신들이 입법활동에 소홀한 모습을 보고 국회에 들어가서 제대로 된 법조문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석 전 검사장은 "국회 법사위에서 가장 주목한 국회의원 2명이 박지원과 박영선 의원으로 비 법조인 출신이었다"면서 "그 중 박영선 의원이 입법준비를 가장철저하게 하더라, 오히려 법조인들은 대충 입법활동을 하는 걸 보고 놀랐다"고 했습니다.
   
◇정다운> 다소 표면적인 사유인 것 같은데, 실제로 검사들의 출마를 자극하는 요인은 뭘까요?
   
.◆권영철> 일반적이지 않은 이유는 속마음이니까 외부로 잘 표현하지는 않습니다만 법조인들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첫 번째는 법조인들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걸 전문적인 용어로 정치의 사법화가 가속화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정다운> 정치의 사법화요?
   
◆권영철> 네, '정치'란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공동체에서 의견 차이나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 나가는 활동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좁은 의미로는 국가권력을 차지하려는 활동이기도 하고요.
   
정치의 사법화는 정치적 문제가 사법에 의해 결정되고 처리되는 걸 의미합니다. 숙명여대 법학부 홍성수 교수는 '법과 정치의 분화와 통합'이라는 최근 논문에서(2023년 12월 15일 논문) "공공정책, 메가정치, 정치시스템 등과 같이 이전에는 정치가 해결해 왔던 문제들이 사법에 의해서 처리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면서, "정치의 사법화는 헌정주의를 실현하고,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등 민주주의 정치의 한계를 보완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법과 정치에 각각 부여되었던 고유한 기능들이 와해될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실제로 정치의 사법화는 사회를 안정시키는 법의 기능을 와해시키고, 이에 따라 정치에도 과부하가 걸려 정치의 기능이 와해되며, 정치는 다시 법을 압박하고 법은 정치화되는 악순환으로 어이질 수 있다고 홍 교수는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정다운> 정치의 사법화는 왜 일어나는 겁니까?
   
◆권영철> 정치의 사법화는 정치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겁니다. 지금의 극심한 양당대립을 '정치의 실종'이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대화도 없고 그러니까 타협이나 조정도 없는 끝없는 대결과 대립만 빚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홍성수 교수는 "정치의 사법화는 정치가 문제를 사법에 가져간 것에서 촉발된 것이지, 사법이 정치적 문제를 사법에 끌어들인 것이 아니다"면서, "결국 정치의 실패가 정치의 사법화를 불러온 것이고, 정치가 제 기능을 했다면 애초에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진단합니다.
   
정치가 국민적 요구를 배반하고 무능한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정치의 사법화는 불가피할 것이고, 더 나아간다면 사법이 정치를 통제하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다운> 정치의 사법화가 검사 또는 법조인 출신의 국회의원 수요를 창출한다는 건가요?
   
◆권영철> 그렇습니다. 정치권이 정치로 문제를 풀지 못하면 결국 검찰이 경찰에 고소하거나 고발하게 되죠, 수사와 재판에 대응하려면 법조인이 필요해지는 구조인 겁니다.
   
홍성수 교수는 "정치의 사법화가 일상화되면, 정치 고유의 방법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보다는, 사법적 결정을 의식하여 그 잣대에 맞추어 정치적 결정을 미리 조정하는 일이 빈번해질 수 있다"면서 "사법적 판단을 예측할 수 있는 법률전문가의 힘이 자연스럽게 커진다. 사법에 의해 정치가 식민화되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법조인들은 기본적으로 보수적 성향입니다. 법이 시대를 앞서 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전에는 검사 출신의 경우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나 자유한국당 위주였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민주당에도 검사출신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법조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정다운> 두 번째는 어떤 이유일까요?
   
연합뉴스연합뉴스
◆권영철> 두 번째는 명예회복 내지는 권력지향형으로 분석합니다.
   
검사나 경찰관은 권력기관입니다. 권력기관 종사자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들은 권력을 행사하는 일이 일상이었습니다. 수사기관에서는 고소나 고발 수사를 이유로 소환하거나, 체포하거나, 압수수색을 하거나, 구속까지 합니다. 사람의 자유나 인권을 제약하는 법을 집행하는 기관인 겁니다.
   
그런데 퇴직 후에는 그런 권력행사를 할 수 없습니다. 고검장 출신의 중견 법조인은 "권력기관 출신들은 권력 행사가 익숙한 사람들이다. 퇴직 후 권력에서 멀어지니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국회의원 출마로 방향을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전에는 국회에 출마하는 검사출신은 법무장관을 거쳐서 곧바로 국회로 진출하는 경우가 가끔 있었지만(김기춘, 박희태) 대체로 검사장 승진에서 밀린 사람들이 국회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현직에서 승진욕구를 채우지 못했으니 국회로 진출해 명예회복을 하려고 했던 겁니다. 한 고검장 출신 법조인은 "검사출신들이 대거 출마하는 것은 명예를 추구하기 때문 아니겠나"라면서, "퇴직 이후막상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다운> 그렇지만 검사출신 중 검사장 이상 고위직 출신이 많지 않나요?
   
◆권영철> 그렇습니다. 추세가 바뀌어서 이제는 검사장이나 고검장 출신들도 잇따라 출마하고 있습니다. 22대 출사표를 던진 21명의 전현직 의원 중 검사장 이상 고위직 출신은 6명으로, 국민의힘에서 경대수, 이한성, 정점식 등 3명, 민주당에서는 김회재, 소병철, 주철현 등 3명입니다.
   
처음 출마하는 후보 중 검사장 이상 고위직은 9명인데, 국민의힘에서 김진모, 노승권, 석동현, 오세인, 윤갑근 5명입니다. 이중 김진모 후보만 공천이 확정됐고, 노승권은 경선, 석동현, 오세인, 윤갑근은 경선에서 탈락하거나 공천배제 됐습니다. 민주당에서는 이성윤, 박균택, 양부남, 신성식 등 4명인데 공천 확정자가 아직 없습니다.
   
고검장 출신까지 대거 출마하는 데 대해, 전직 한 고검장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퇴직 후 이전처럼 전관예우로 큰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 공직에 대한 미련이 남았기 때문 아니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정다운> 세 번째는 어떤 이유일까요?
   
◆권영철> 세 번째는 떠밀려서 출마하는 경우입니다.
   
경찰출신 중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한직으로 내몰린 류삼영 전 총경이나 이지은 전 총경의 경우가 될 겁니다.
   
류 전 총경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하다 좌천됐는데, 민주당 제3호 영입인재로 합류했습니다. 아직 출마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수도권 출마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류 전 총경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제 임무는 수도권에서 윤석열 정부와 한판 승부를 벌여 승리해 민주당의 총선 수도권 압승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지은 전 총경은 서울 마포갑에 전략공천됐습니다. 이 전 총경은 경찰대 17기로 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장으로 근무하다가 총경으로 승진됐는데, 일선서 지구대장이 경정에서 총경으로 승진한 건 이 전 총경이 최초였습니다. 하지만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 회의에 참석했다가 중앙경찰학교 운영지원과장에서 경정 직급이 맡는 전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팀장으로 좌천됐습니다.
   
유상범 의원도 21대 총선에 출마할 당시 잇따를 좌천인사 때문에 출마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서울대 법대 동기인 유 의원은 '정윤회 문건' 사건 등을 부적절하게 지휘했다는 이유 등으로 창원지검장에서 광주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잇따라 전보된 뒤 사표를 냈습니다. 당시 출마선언문에서 "문재인 정권은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정윤회 문건 사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나선 뒤, 나를 '적폐검사'로 낙인찍어 연거푸 좌천인사를 냈다"면서 "애초부터 그들의 관심은 검찰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이들로 채우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정다운> 검찰이나 경찰 등 권력기관 출신들이 이렇게 정치권으로 대거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 할까요?
   
◆권영철> 우리 헌법에서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명문화 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선택이니까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권력기관 출신인사들이 퇴직 후 곧바로 정치일선에 나서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1월 8일 페이스북에 "검찰 출신의 정치권 진출은 자신의 출세와 권력 추구를 위해 검찰을 도구와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면서, "앞으로 판검사 퇴직자는 최소 5년 이상 선출직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 변호사는 "정치권으로 직행한 윤석열, 한동훈의 사례는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중대한 오점을 남겼다"면서, "이성윤, 신성식 등 문재인 정권의 검사들, 현직으로 있으면서 출마 또는 정치권에 기웃거린 검사들도 심각한 문제"라고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권력기관장 출신 인사도 "검찰이나 경찰 등 권력기관 출신이 곧바로 정치권으로 진출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퇴직 후 일정기간이 지나서 출마를 결정했다면 그건 문제가 아니지만 현직에 있으면서 출마를 결심했다면 법집행이 공정했다고 볼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현직 시절부터 정치입문을 노렸다면, 가령 지역기관장의 경우 지역구 사람들 챙겨야 하고, 지역 민원도 해결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법을 공정하고 엄정하게 집행하기 보다는 자신이 출마하려는 당이나 그 지역에 대해 편향적인 결정을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법 집행이 정치적인 유불리 또는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에 따라 좌우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입후보자들을 개별적으로 분석해보면, 현직에 있으면서 출마지를 정하고 관리해왔다는 의심을 살만한 인사들이 여럿 있습니다. 이런 사례들이 계속 나온다면 적절하다고 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권력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가중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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