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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막장 매너', 분노의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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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로스 이란 감독(왼쪽)이 18일 한국과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서 후반 선제골을 넣은 뒤 코칭스태프와 기뻐하고 있다.(울산=윤성호 기자)

 

2004년 2월 오만과의 평가전 이후 무려 9년만에 다시 울산에서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가 열렸다. 이란과의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일주일 전부터 양팀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져 승부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울산문수경기장의 4만석이 넘는 좌석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하지만 단 한순간의 실수가 뜨거웠던 울산의 열기를 가라앉혔다. 온갖 도발로 인해 축구 팬들에게 '밉상'으로 찍힌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웃으며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까지 지켜봐야 했다.

이란은 경기 초반부터 '지키는 축구'로 일관했다. 전반전에 최대한 조심스러운 축구를 하면서 우즈베키스탄과 카타르의 경기 진행 내용을 지켜보자는 속셈이었다. 이란과 경합 중인 우즈베키스탄이 먼저 1골을 내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란의 자물쇠는 더욱 단단해졌다.

전반에는 역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만큼 이란은 수비적인 축구를 했다. 그러나 이란이 이날 경기에서 때린 첫 번째 유효슈팅이 골로 연결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후반 15분, 이란 수비가 걷어낸 공을 두고 수비수 김영권과 이란의 원톱 스트라이커 레자 구차네자드가 경합을 벌였다. 김영권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그러나 미세한 헛발질이 나오는 틈을 타 구차네자드가 순식간에 공을 가로챘다. 그리고 1대1 찬스에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김영권은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그만큼 치명적인 실수였다. 한국은 끝내 선제 실점을 만회하지 못한 채 0-1로 패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가장 큰 목표를 이룬 것은 맞다. 하지만 아쉬움을 느낀 팬들도 많다. 축구 팬들은 대표팀이 이란을 꺾어주기를 바랐다. 도발과 신경전으로 얼룩진 경기에서 당당히 승자가 되어 포효하기를 원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붉은 색 응원 물결에서 팬들의 뜨거운 열망이 느껴졌다. 그러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게다가 이란은 경기 막판 '노 매너'로 일관했다. 예상대로 '침대 축구'가 펼쳐졌다. 그리고 이란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 이란의 지도자가 한국 벤치로 향해 도발을 감행했고 한 선수는 한국 선수들을 향해 입을 다물라는 제스쳐를 취하기도 했다.

팬들은 경기장에 오물을 투척했다. 이유가 있었다. 울산은 순식간에 분노의 도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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