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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도와 타이틀전 앞둔 정찬성 "타격으로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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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UFC 163'서 조제 알도와 한국인 첫 타이틀전

8월 4일 조제 알도와 UFC 페더급 타이틀전을 치르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황진환 기자/자료사진)

 

#1. 정찬성은 2011년 3월 27일(한국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UFC 데뷔전에서 레오나르도 가르시아(미국)에 트위스터로 승리한 직후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두 경기 더 한 다음 메인이벤트로 치러지는 챔피언 타이틀전에 나가고 싶습니다."

#2. 정찬성은 2012년 5월 16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에서 벌어진 'UFC on Fuel 3' 대회 메인이벤트에서 더스틴 포이리에(미국)를 서브미션 기술인 다스초크로 제압한 후 옥타곤 위에서 링 아나운서가 "다음에 어떤 상대를 원하느냐"고 묻자 "I want Jose Aldo"라고 외쳤다.

바람은 현실이 됐다. 1년 여 간의 재활 끝에 돌아온 '코리안 좀비' 정찬성(26, 코리안좀비MMA)은 8월 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UFC 163'에서 챔피언 조제 알도(27, 브라질)와 맞붙는다. UFC에서 네 번째 맞는 경기다.

본인 말마따나 정찬성은 "파이터로서 천운을 타고났다." 그는 원래 7월 7일 리카르도 라마스(31, 미국)와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런데 8월에 알도와 타이틀전을 갖기로 한 앤소니 페티스(26, 미국)가 무릎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워지자 UFC 측에서 정찬성을 대체선수로 낙점한 것이다.

랭킹으로는 정찬성(4위)이 라마스(2위)에 뒤지지만 UFC 회장 로렌조 퍼티타가 그를 적극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UFC에서 보여준 화끈한 경기력이 참작된 것으로 보인다. 어깨수술로 인한 공백으로 지난해 5월 포이리에 전이 끝난 후 약속받은 타이틀 도전권을 페티스에게 내줬지만 1년 여 만에 되찾은 것이다.

지난 19일 역삼동 코리안좀비 종합격투기 체육관에서 만난 정찬성은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승리에 대한 의지가 어느 때보다 굳건해 보였다.

◈ 너무도 긴 12시간...타격으로 정면승부

‘타이틀전 직행’ 소식을 처음 접한 건 지난 14일(금) 오후 2시. 소속 매니지먼트사의 조석 이사로부터 낭보를 전해들은 정찬성은 기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 후 12시간 동안은 한숨도 자지 못하고 맘을 졸여야 했다. 15일(토) 새벽 2시 쯤에야 정찬성 대 알도 대진이 공식 발표됐기 때문이다.

공식발표가 있은 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가슴이 두근댔다. 하늘에 붕 뜬 것처럼 들떴다. 훈련을 해도 집중이 안 될 것 같아 그날은 운동을 쉬어야 했다.

이제 흥분을 가라앉힌 후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알도 전에 집중하고 있다. 정찬성은 “실력적인 면에서는 라마스가 상대하기 더 편하지만 알도와 싸우는 게 더 좋다”고 웃었다. 알도를 꺾어야 페더급 세계 1인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도는 수 년 째 UFC 페더급 챔피언 자리를 고수하고 있어요. 격투기 선수로서 제 목표는 챔피언인데, 알도를 이기면 자연스럽게 세계 최고가 되는 거잖아요.” 현재 4차 방어까지 성공한 알도는 2004년 종합격투기 데뷔 이후 단 한 차례 패했을 뿐 8년간 무패행진 중이다.

알도의 빠른 카운터 펀치와 묵직한 로킥은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정찬성은 타격으로 정면승부할 생각이다. “알도는 레슬링 방어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라운드 보다는 스탠딩 상황에서 승부가 날 공산이 커요. 제 장기도 때리는 거니까 오히려 타격으로 맞붙을 놓어야 승산이 있다고 봐요” 현재 여러 팀과 합동훈련을 하고 있는 그는 남은 기간 웨이트트레이닝과 스파링을 통해 약점인 파워 보강에 힘쓸 계획이다.

◈하늘이 준 기회...죽을 각오로 싸울 것

꿈에 그리던 타이틀전을 앞둔 정찬성의 심경은 복잡하다. 시합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도 엄습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곤 한다. “타이틀전에서 지면 다시 먼 길을 돌아가야 하니까 걱정되는 게 사실이에요.”

때문에 '한 경기 더 치른 후 타이틀에 도전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강자들이 우글거리는 UFC에서 언제 또 타이틀전 기회가 주어질지 장담 못해요. 하늘이 준 이번 기회를 꼭 살리고 싶어요.” 대신 승리에 대한 열망은 더 커졌다. "져도 잃을 게 없다는 생각은 안한다." 머릿속에는 이긴다는 생각 뿐이다. “죽을 각오로 싸울 거예요.”

국내 격투기팬 대다수가 알도의 승리를 예상한다. 정찬성은 “객관적인 전력은 자신이 많이 밀린다”면서도 “어차피 알도도 똑같은 사람 아니냐”고 눈빛을 빛냈다. “알도를 처음 봤을 때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호랑이 같은 이미지였지만 경기영상을 계속 보니까 익숙해져서 그런지 ‘해 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생겨요.”

'코리안 좀비' 정찬성(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알도에게는 안 된다’는 말은 오히려 그의 승부욕을 자극한다. “저는 UFC에서 항상 ‘언더독’(Underdog : 이길 가능성이 적은 약자) 입장이었지만 예상을 깨고 이겼어요. 잘하는 선수와 하면 더 힘이 나요. 이번에도 사고 한 번 쳐볼게요.” 가르시아, 마크 호미닉, 포이리에 전 때처럼 그는 한국팬들에게 '깜짝 승리'를 선사하고픈 마음이 오롯하다.

한국인 최초 UFC 챔피언에 성큼 다가선 '코리안 좀비'는 다부지게 말했다. "이전 경기보다 더 발전된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 꼭 챔피언이 되어서 국내 격투기 인기를 끌어올리는데 일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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