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산불을 진화하던 미국의 소방대원 19명이 불길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 채 숨졌다.
2일(한국시각)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애리조나 주 피닉스 시 북서쪽 야넬 힐 시의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출동한 프레스콧 소방서 제7 소방 파출소 소속 소방대원 20명 가운데 19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산불진화와 화재확산을 막기 위해 저지선을 구축하는 임무를 띤 최일선 소방대원들로, 알루미늄 담요에 몸을 감싼 채 숨져 있었다. 나머지 한 명은 다른 곳에 있다가 살아남았다.
알루미늄 담요는 소방대원들이 불길에 갇혔을 때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불길에서 나오는 열기를 거의 100% 차단할 수 있다. 불길에 퇴로가 막힌 소방대원들은 불연장갑을 끼고 땅바닥에 누운 채 알루미늄 담요 밑으로 몸을 숨기면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루미늄 담요에도 불구하고 엘리트 소방대원이 집단사망한 사태와 관련해 소방당국은 "구체적인 사망원인과 경위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젠 브루어 애리조나 주지사는 이날 "소방대원 참사는 참기 힘든 사건"이라며 애통해했다.
애리조나 산불은 이상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던 지난 주 금요일 벼락이 치면서 시작돼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미 언론은 소방대원 19명이 집단사망한 것은 9.11테러 이후 최대규모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