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사고 등 갑작스러운 사건에 휘말린 피해자들은 이른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릴 수 있으니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아시아아 여객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도중 활주로에 충돌한 사고처럼 보통 사람이 견디기 어려운 극심한 사건에 휩싸이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할 수 있다.
과거 연평도 포격사건이나 최근 밀양 송전탑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도 같은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연구보고가 나왔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신체를 해치고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에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고 나타나는 불안장애. 천재지변이나 화재, 전쟁, 신체적 폭행, 고문, 성폭행, 인질사건, 소아 학대, 자동차·비행기·기차 등에 의한 사고, 그 밖의 대형사고 등을 겪고 나서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해리 현상이나 공황발작을 경험할 수도 있고 환청 등의 지각 이상에 빠질 수도 있다. 공격적 성향이나 충동 조절 장애, 우울증, 알코올의존 등을 보이거나 두통, 소화불량, 수전증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치료하지 않아도 10명 중 3명은 정상 생활을 할 수 있지만 4명은 불안, 공포, 악몽 등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2명은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증상을 호소한다. 1명은 후유증으로 말미암아 약물 남용이나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나이가 어리거나 다른 질환을 동반한 때에는 증세가 더 나빠질 수 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서울특별시 북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은정 과장은 "사건 발생 수십년 후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기에 외상이 없더라도 정신 상담 등 정신건강 진료를 받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