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한 가정집에 몰래 들어가 혼자 잠자던 10대 여아를 성폭행하고 달아났던 피의자가 사건 발생 16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귀포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오전 4∼5시께 가정집에 침입, 어머니가 없는 틈을 타 혼자 잠자고 있던 A양의 목을 조르고 폭행한 뒤 강제로 성폭행하고 달아난 혐의로 허모(21)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 초기 A양이 한밤중에 갑자기 목이 졸려 범인의 인상착의를 전혀 보지 못한 상태여서 현장 주변의 거주자 탐문수사,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분석 등을 통해 용의자 파악에 나섰다.
또 사건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모를 채취, 주변의 동종 전과자와 일반인 등 1천300여명을 대상으로 DNA 대조작업을 벌인 끝에 허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추적, 10일 오후 6시 55분께 도내 한 해수욕장에 물놀이간 허씨를 붙잡았다.
허씨는 경찰에 체포될 당시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허씨는 피해자 집으로부터 직선거리로 불과 50여m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이웃으로 과거 상해전과가 있는 일용직 노동자였다.
그는 사건 전날 친구들과 함께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 30분까지 술집에서 술을 마셨고, 택시를 타고 집 주변으로 돌아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범행 당시 허씨가 피임도구를 사용한 점 등을 토대로 계획적 범행 여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그는 범행 이후 제주시의 한 오피스텔에 친구와 함께 머물며 공사장 일을 해왔으며 사건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지만 현장에서 자신의 DNA가 확인되면 모든 것을 인정하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허씨의 당일 행적과 범행 경위 등을 더 조사한 뒤 12일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