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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문태영이 먼저 미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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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감독이 밝힌 이승준 발탁 이유는?

남자농구 대표팀의 유재학 감독 (사진 제공/KBL 사진 공동 취재단)

 

장고 끝에 결론이 나왔다. 오직 한명만이 들어갈 수 있는 남자농구 대표팀의 귀화 선수 자리는 문태영(울산 모비스)이 아닌 이승준(원주 동부)으로 낙점됐다.

유재학 국가대표팀 감독은 14일 대만에서 막을 내린 2013 윌리엄존스컵 대회의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처음부터 둘 중 하나는 중도하차할 운명이었다. 두 선수 모두 현실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생존 경쟁을 펼쳤다. 이승준이 선택을 받은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유재학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높이의 한계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유재학 감독은 "큰 숙제가 생겼다. 이란전에서 나타났고 대만전에서 숙제가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유재학 감독은 "장신 센터가 있는 팀에게 버티질 못한다. 포스트업 공격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2대2를 할 때나 골밑에서 자리를 잡을 때 밀고 들어오는 것을 버티지 못했다. 누가 슛을 쏠 것 같으면 골밑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미리 막아야 하는데 힘이 좋은 (최)부경도 못 막더라. 누구도 막지 못했다"며 아쉬워 했다.

이승준이 문태영을 제치고 대표팀에 승선한 이유다. 대표팀은 골밑을 강화할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싶은 심정이다. 문태영의 득점력은 단연 돋보이지만 그가 골밑에 힘을 실어주는 선수는 아니다.

다른 이유도 있었다.

유재학 감독은 "승준이는 해봤기 때문에 대표팀 농구에 잘 적응했는데 태영이는 적응을 하지 못했다. 생각이 많고 따라만 하다보니 자기 농구 자체를 잊어버렸다. 공이 떨어지는 낙하 지점도 모르고 멍한 상태에서 뛰다가 왔다. 대회 중반에 본인이 먼저 내게 미안하다고 말하더라"고 밝혔다.

문태영은 박찬희(상무), 최부경(서울 SK)와 더불어 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함께 입국한 동료들은 하루를 쉰 뒤 17일부터 다시 진천선수촌에 들어가 막바지 담금질에 나서지만 그들은 그런 동료들을 뒤에서 응원해야 할 처지다.

누구보다 최종 결정을 내린 유재학 감독의 마음이 무겁다. 공항에서도 대표팀에 들지 못한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미안한 마음을 표출했다.

유재학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했다. 다음 날 아침에 잠도 안 깬 애들에게 얘기할 수는 없었다. 다들 담담해하는데 태영이는 그런 분위기였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너무 아쉽고 미안해 죽겠다"고 말했다.

문태영은 아쉬운 표정을 애써 감춘 채 입국장을 떠났다. 훈련 및 대회 기간동안 각별한 정을 쌓은 이승준과는 많은 대화를 나누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유재학 감독의 표정은 편해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문태영은 유재학 감독의 소속팀 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적인 감정에 빠져서는 안되는 것이 대표팀 감독이라는 위치, 눈빛만큼은 단호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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