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이 후반기 KIA 마무리를 맡는다. (자료사진=KIA 타이거즈)
2013시즌 KIA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뒷문이었다. 지난 5월초 '거포' 김상현을 SK에 내주면서 송은범을 데려온 이유가 바로 뒷문 보강이었다. 앤서니 르루까지 리드를 연결시켜주는 필승조, 혹은 마무리 투입까지도 염두에 둔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송은범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IA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25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7.04에 그쳤다.
앤서니가 마무리 자리를 내려놓고 지난 5일 2군으로 내려간 뒤에는 박지훈과 함께 더블 스토퍼 역할을 받았지만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전반기 마지막 3경기였던 13일 두산전, 16~17일 한화전에서도 각 1이닝을 던지면서 1실점씩 했다. 마무리로 쓰기에는 불안한 모습이었다.
KIA는 24일 앤서니를 웨이버 공시했다. 앤서니는 세이브 부문 공동 2위에 해당하는 20세이브를 올리고 있지만 3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도 4.50에 그쳤다. 특히 지난 5일 2군으로 내려가 선발 전환 수업을 받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24일까지 웨이버 공시를 하지 않을 경우 외국인 선수를 교체해도 포스트시즌에서는 뛸 수 없는 상황에서 KIA가 던진 승부수였다.
KIA가 대체 외국인 선수도 구하지 않은 채 앤서니를 방출시키는 승부수를 던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송은범이 있었다.
일단 KIA는 마무리 송은범 체제로 후반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송은범은 24일 LG전에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7-4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송은범은 1번 타자 박용택을 2루 땅볼, 2번 오지환을 좌익수 플라이, 3번 이진영을 1루 땅볼로 처리했다. 깔끔한 삼자범퇴였다. 특히 최근 컨디션이 좋은 LG 상위 타순을 상대로 무결점 투구를 펼치면서 세이브를 따냈다.
이처럼 송은범이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져야 KIA도 숨통이 트인다. 무엇보다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 과정에서의 고민도 조금은 사라진다. 만약 송은범이 부진할 경우 외국인 투수 영입 과정에서 또 다시 '선발이냐, 마무리냐' 고민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 마디로 송은범이 살아야 KIA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