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상위 1%에 드는 '최우수 학생그룹'에서 일반고와 공립학교의 부진이 뚜렷한 가운데 국제고와 외고, 자립고 등 특수목적학교 출신 학생과 강남권 학생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 밀집지역에 거주하고, 수업료가 비싼 학교에 다니는 학생일수록 수능 성적이 높다는 '공식'이 확인된 것이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19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3학년도 수학능력시험 개인별 성적자료'를 토대로 상위 1% 학생들의 분포도를 분석한 결과, 특별.광역시에 속하는 비평준화 지역의 기숙사가 딸린 사립학교의 비율이 높았다.
학교유형별로는 국제고와 외국어고, 자립형사립고(민족사관고, 현대청운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 등) 순으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중소도시 일반고와 공립학교는 약세를 보였으며, 재수생이 강세를 보이면서 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번 조사는 2013학년도 수능 응시자 66만 8천 522명의 언어, 수리, 외국어 3개 영역의 표준점수(최고점 410점) 총점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뒤, 상위 약 1%에 해당하는(399점 이상 득점자) 응시생 6,855명의 지역별, 지역규모, 설립유형, 학교유형, 학생모집유형, 기숙사 유무, 응시유형(재수생, 검정고시 구분) 등으로 분류해 분석한 것이다.
특이한 점은 기숙사를 운영하며 고액의 학비를 부담하는 특목고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 공립, 사립을 불문하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교 출신은 1.66%가 1% 그룹에 속했지만 비기숙 학교는 0.78%로 2배 차이가 났다. 이들 학교의 학비는 연간 최고 536만원(하나고, 2012년 기준)이고, 기숙사 비용만 해도 월 최고 75만원(경기외고, 2012년도 기준, 식비와 관리비 포함)에 이르고 있다.
학교 유형별로는 국제고 응시생 중에는 23.6%가 1% 그룹에 들어 모든 유형의 고교 중 가장 비율이 높았고, 외고 20.15%, 전국단위 선발 자사고 8.28%, 영재학교 4.98%, 자사고 3.07%, 과고 1.64% 순이었다. 반면 일반고 출신 중에는 단 0.59%만이 1% 그룹에 들어 국제고의 40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추첨 선발 고교 출신이 62.1%로 학교별 선발 고교 출신(35.6%)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전체 수능 응시생 중 재수생의 비율은 21.3%에 그쳤지만, 상위1%에서는 45.2%나 차지해 재수생이 상위권 성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고 고득점 희망자의 재수 선택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응시생은 전국 전체의 23.5%를 차지한 반면 상위 1% 비율에서는 37.2%를 차지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출신의 경우 수능 응시생은 전체의 5.1%에 불과했지만 상위1% 비율에서는 11.5%로 나타나 강세를 보였다.
박홍근 의원은 "전반적으로 학비를 많이 쓰는 구조의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분포가 많은 반면 일반고와 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분포는 적었다"고 지적하고 "교육비 부담에 따른 성적 서열 현상을 완화하도록 공교육의 질을 상향 평준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