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에 사용된 스마트폰(사진 제공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문자메시지를 음성으로 전환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악용, 토익 정답을 보내 고득점을 받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직접 제작한 무선수신 장비로 토익 정답을 주고 받아 고득점을 획득한 혐의로 공모자 4명과 의뢰자 17명을 검거해 주범 이모(24·대학생) 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토익 고득점자인 이 씨는 인터넷에서 모집한 응시생 1인당 100~300만 원씩 모두 5000만 원을 받고 지난 5월 26일 제253회 토익시험 등 두 차례에 걸쳐 부정행위를 도와 YBM 한국토익위원회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 씨는 문제를 빨리 푼 뒤 수험표 뒷면에 답을 적어 감독관에게 "화장실에 가겠다"며 밖으로 나와 스마트폰으로 답을 공범 전모(24) 씨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전 씨는 이 답안을 부정 응시생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발송했으며, 응시생들은 문자메시지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앱과 수신기를 이용해 정답을 받아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씨는 이어폰의 원리를 이용해 용산전자상가나 미국 물품 판매 사이트인 아마존에서 사들인 코일과 소형 자석으로 무선 수신 장비를 스스로 제작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런 수법으로 정모(26·여) 씨는 250점이던 토익성적이 905점으로 무려 4배 가까이 수직 상승하는 등 대부분 고득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 25일 257회 토익에서도 범행을 계획했으나 경찰의 검거로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휴대폰 5대와 수신장비 12대, 이어폰 34대, 자석 1000여 개 등을 압수하는 한편 토익위원회에 해당 수법을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