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창업주 인촌 김성수 씨를 항일인사로 미화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김 씨의 친일행적 증거가 추가로 공개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943년 4월 2일 발행된 경성일보 4면과 매일신보 3면에서 김 씨가 자택의 철대문 등을 직접 떼어 일본 군부대에 헌납했다는 내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경성일보에는 "보성전문학교장 김성수 씨는 16년 전부터 자택을 지키고 있던 철문 3개를 탄환으로 만들어 나라를 지켜 달라고 1일 해군무관부에 헌납했고 마차 1대의 놋쇠와 동제 식기류도 동시에 헌납했다"는 내용이 실렸다.
매일신보에도 "보성전문학교 교장 김성수 씨는 금속회수에 적성을 보여 주택의 철문 등 약 2백관을 마차에 싣고 1일 해군무관부를 찾아 격멸의 탄환에 보태어 달라고 헌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구소 관계자는 "같은 날짜 신문에 같은 내용이 실렸다는 것은 김씨의 친일행적이 강압이나 불가피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당시 유일하게 남아있던 한글·일어 신문에 동시에 실린 사실로 볼 때 조작이라고 우길 여지도 없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 초판본 발간 후 추가조사 과정에서 이 같은 자료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이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서술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뉴라이트의 역사 왜곡에 정면으로 대응하기 위해 김 씨 관련 내용을 미리 공개했다"며 "고등법원에 계류 중인 김 씨 유족의 친일 반민족 행위자 결정 취소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구소는 김 씨의 친일 행적이 대폭 추가된 친일인명사전 개정판 원고도 미리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