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대기업 직원이 취업을 미끼로 수억 원을 받은 뒤 잠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여수해양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여수산단 내 외국계 대기업 생산직 직원 36살 A 씨가 자취를 감춘 건 지난달 29일. A 씨가 렌트한 아반떼 승용차가 여수 화양면 공정리 선착장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여수해양경찰은 일대를 수일간 샅샅이 뒤졌지만, A 씨의 종적을 찾지 못했다.
해경은 사실상 익사 등 실종보다는 도피에 무게를 두고 있다.
A 씨는 유서 형태로 남긴 글을 통해 5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로부터 7~8천만 원씩, 모두 3억 7천 5백만 원을 빌려 괴롭다고 밝혔다.
거론된 5명은 그러나 해경 조사에서 A 씨에게 여수산단 2~3개 대기업에 자신이나 자녀의 취업 알선을 명목으로 돈을 줬다고 주장했다.
A 씨는 특히 행방을 감추기 직전 아내와의 공동 명의인 학동 모 아파트로 자신의 지분만큼 담보 대출을 받은데 이어 자신이 타고 다닌 K9 승용차를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A 씨가 이처럼 처분한 자금으로 도피행각을 벌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행적을 쫓는 한편 익사 등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색을 그치지 않고 있다.
A 씨의 회사 관계자는 “A씨가 생산직 직원으로 평범하게 생활해 왔고, 3일 간 연가를 낸 뒤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5일 여수경찰서에도 고소장이 접수됐다. 또 여수경찰에 최근 이 사건과 다른 성격의 6백여만 원 대 취업사기 고소장이 접수되는 등 한동안 잠잠했던 여수산단 취업사기 의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