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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12분 확대에 현장은 '뒷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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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한선교 총재 (사진제공/KBL)

 

한국농구연맹(KBL)은 3년 전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화두는 쿼터별 경기 시간을 현행 10분에서 12분으로 늘리는 방안이었다. KBL은 평균 득점이 증가하고 선수 기용의 폭이 확대돼 농구 저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장의 반발이 극심했다. 패널로 참석한 프로 지도자들과 구단 관계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난색을 표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2군 경기에 외국인 선수 한명을 추가하는 경기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빡빡한 경기 일정과 얇은 선수층을 감안하면 경기력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 KBL이 전격적으로 '12분 체제'를 도입했다.

KBL은 지난 16일 늦은 밤 제19회 정기총회 및 제2차 이사회에서 한 쿼터 10분 경기로 진행되고있는 경기 운영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를 한 후 2014~2015시즌부터 한 쿼터 12분 경기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년동안 한 쿼터 12분 경기로의 전환을 위해 다각적인 검토가 이뤄졌을까.

KBL은 지난 주 프로 10개 구단 사무국장 회의를 개최했다. 각 구단이 해외 전지훈련을 하고있는 시기라 6명 밖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런데 KBL은 '6명'을 앞에 두고 한 쿼터 12분 운영을 안건으로 들고 나왔다. 당장 다음 시즌부터 그렇게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사무국장들은 즉각 반발했다. 구단 실무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시즌 개막을 한달 앞두고 경기의 근본을 바꿔놓는 규정 변경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5일이 지나 KBL 운영의 의사 결정기구인 이사회가 개최됐다. 한선교 총재가 직접 12분 경기 운영을 제안했다. 입장은 같았다. 2013-2014시즌부터 한 쿼터 12분 체제를 도입하자는 내용이었다.

복수의 이사회 관계자들은 "KBL이 올린 첫 번째 안건은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그러자 KBL은 2014-2015시즌부터라도 12분 체제로 가야한다고 설득했다. 컨텐츠 강화 측면에서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했다. 그래서 2014-2015시즌부터 시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두고 먼저 종합적인 검토를 해야한다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시행을 전제로 두고 검토부터 하자는 내용과 KBL이 발표한 검토 후 결정을 했다는 내용은 같은 말 같아도 그 의미의 차이가 매우 크다.

한 관계자는 "KBL이 그렇게 급하게 발표를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농구계에서 폭넓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 주 해외 전지훈련차 사무국장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한 구단의 사무국장은 KBL의 보도자료를 보고난 뒤에야 규정 변경 사실을 알았다.

무엇보다 이사회 결정 과정에 있어 현장의 목소리가 완전히 배제됐기 때문에 후폭풍이 예상된다.

전창진 KT 감독은 "현장에 있는 감독들과는 사전 교감이 전혀 없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비단 전창진 감독 뿐만이 아니다. 프로농구 사령탑들은 KBL의 전격적인 결정에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이상범 KGC인삼공사 감독은 "매경기 연장전을 두 번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경기의 질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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