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음과 양?' 올 시즌 LA 다저스의 지구 우승을 이끈 두 좌완 클레이튼 커쇼(왼쪽)와 류현진. 포수 A.J. 엘리스는 두 선수가 음양처럼 다르지만 모두 빼어난 성적을 낸다고 강조했다.(자료사진=다저스 공식 트위터, 황진환 기자)
25일(한국 시각)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7이닝 1실점 역투로 승리를 따낸 류현진(26, LA 다저스). 시즌 14승째(7패)를 거두며 포스트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미국 유력지 LA 타임스는 이날 경기 후 '다저스의 류현진이 모두를 추종자로 만든다'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시즌 전 우려를 딛고 빼어난 활약을 펼친 류현진을 집중 조명했다.
무엇보다 한 시즌 동안 호흡을 맞춘 포수 A.J. 엘리스의 류현진에 대한 평가가 흥미롭다. 불안에서 확신으로 완전히 바뀐 것이다.
LA 타임스는 "처음 엘리스가 류현진을 스프링캠프에서 봤을 때는 불안해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게 한국의 클레이튼 커쇼라고?"라는 표현을 덧붙였다. 한국의 좌완 에이스라지만 커쇼 때와는 천지차이였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커쇼는 첫 캠프 때 이미 최상의 몸 상태로 왔지만 류현진은 과체중이었다"면서 "첫 날 러닝 훈련 때 류현진은 팀 동료들 중 가장 늦었다"고 강조했다. 엘리스는 "류현진은 진짜 많이 운동해야 했고, 실패한 실험으로 가는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류현진-커쇼, 스타일 달라도 빼어난 성적"하지만 LA 타임스는 "이제는 류현진의 첫 인상은 걱정이 아닌 한갓 웃음으로 추억할 것"이라면서 "지난 시즌 다저스의 가장 현명한 선택임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14승7패, 평균자책점 2.97의 성적으로 6년 3600만 달러(약 390억 원) 계약을 주장한 사람들조차 놀라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엘리스는 "커쇼와 류현진 사이에는 음과 양이 존재한다(yin and yang)"면서도 "그러나 둘 모두 정말 믿음직한 결과를 낸다"고 표현했다. 두 선수의 스타일이 동양의 음양(陰陽)처럼 다르지만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는 뜻이다. 성격도 류현진이 항상 쾌활하고 장난도 많이 치는 반면 커쇼는 상대적으로 진지하다.
실제로 커쇼는 등판 전후 불펜 투구를 성실하게 소화하는 등 지나칠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류현진은 한국 무대에서 7시즌을 보낸 것처럼 경기 전 불펜 피칭을 하지 않는다. 등판 간격이 길 경우에만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불펜 투구를 소화한다.
두 선수의 체질과 컨디션 등 스타일이 크게 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LA 타임스가 강조한 대로 류현진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컨디션을 조절해온 것이다.
LA 타임스는 또 엘리스가 이런 이유로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 역시 "류현진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고 신뢰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