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냉면'으로 불리는 '밀면'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부산시 임시수도기념관은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부산 밀면 이야기' 특별기획전을 연다.
이번 기획전은 음식에 담겨진 부산 현대사와 그 속에서 살아왔던 사람들의 일상생활의 모습이 부산이라는 한 도시의 실제적인 역사를 기록해낼 수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전시장은 밀면과 함께 시대를 살아 온 부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전시의 내용은 크게 5개의 부분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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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부산 밀면, 24시간의 기록'. 올해 7월에서 8월까지 가장 뜨거웠던 여름날 부산의 밀면집 현장을 누비며 기록한 것이다.
새벽부터 육수를 준비하는 밀면집의 모습과 물밀듯 들어오는 점심 손님의 풍경, 저녁 9시를 넘겨 문을 닫고 집으로 향하는 밀면집 사람의 뒷모습까지 활기차고 고단하게 펼쳐지는 밀면집의 하루 일상이 영상과 사진에 담겼다.
영상물 주변 전시 벽면에는 시민들과 밀면집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부산 밀면'에 대한 의미들이 채록된 목소리가 그대로 전시장을 채운다.
두 번째는 '피란과 밀면, 우암동 내호냉면 이야기'.
밀면은 한국전쟁 당시 이북 피란민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전쟁과 함께 이북 사람들이 부산으로 대거 피란을 내려오고 여기에 경기 이남의 사람들이 가세하면서 부산은 그야말로 초만원의 시대가 된다.
이북 피란민들은 피란민 수용소를 중심으로 정착하게 되는데 자신들의 고향음식인 '냉면'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 냉면에 필요한 재료인 감자나 메밀 등을 구하기 어려워 풍부하게 보급되던 밀가루를 이용해 냉면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부산 냉면'인 '부산 밀면'의 시작이 된다.
여기서는 피란민들의 집단적인 정착지였던 우암동의 역사와 함께 한국전쟁과 밀면의 역사적 관계를 잘 드러내 주는 '내호냉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세 번째는 '밀면, 기억들'에 대한 내용이다.
부산의 밀면집은 저마다 나름의 사연이 있고 그 사연을 통해 만들어지는 장소의 이야기가 있다.
여기서는 밀면집을 운영하며 자신의 생계를 유지해 온 사람들의 개인 생애에 얽힌 이야기와 그 속에서 밀면이 자리하고 있는 기억들을 꺼내어 본다.
네 번째는 '1960∼70년대 분식의 날에 담긴 시대의 풍경'이다.
1969년 1월 23일 정부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을 '분식의 날'로 지정하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엔 쌀로 만든 음식 판매를 못하게 했다.
혼·분식 장점을 홍보하기 위한 표어·포스터 시상과 밀가루 요리 강습회, 학교에서 매일 점심때마다 벌어지는 도시락 검사는 일상적 풍경이었다.
여기서는 당시 국정홍보처에서 제작한 홍보영상물을 소개하고 부산 밀면 대중화에 배경이 되었던 밀가루의 풍부한 보급과 정부차원의 분식 장려정책에 나타나는 시대의 풍경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대를 이어가는 밀면집 사람들'이다.
부산 밀면의 중요한 특징은 대를 이어가며 밀면의 맛을 지속시키고,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물림 밀면집 사람들의 대물림의 배경, 이유, 현재의 고민 등을 인터뷰하며 부산 밀면의 현주소와 역동성, 이후의 전개과정을 보여준다.
이번 기획전은 10월 15일 오전 9시에 개막하며 12월 15일까지 2개월간 계속된다.
관람시간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