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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가 살아야 '넥센'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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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타자 부활 절실

박병호.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박병호(넥센)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서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두산 투수들의 끈질긴 견제를 받았다. 타석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두산에게는 위협이었다. 2차전에서는 고의 4구로 거르는 과정에서 폭투가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잠실로 옮긴 3차전에서 박병호는 잠잠했다. 볼넷 하나를 얻어냈지만, 1~2차전과 달리 두산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펼쳤다. 노경은에게 삼진만 두 개를 당하는 등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12일 4차전을 앞두고 "박병호 스스로 풀어야 할 문제"라면서 "너무 신경을 쓴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앞선 경기에서 박병호 대 두산으로 졌다. 첫 날 더스틴 니퍼트가 홈런을 안 맞았으면 편하게 승부했을 것이다. 잠실에서는 박병호의 컨디션이 정말 좋지 않은 이상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홈런을 의식한 나머지 스윙이 커진 탓으로 분석했다.

염경엽 감독은 "마음 편하게 기다려주는 것이 최고다. 본인은 얼마나 답답하겠냐"라면서 "시즌 루틴을 지켜야 한다. 더 잘 하려 하는 것보다 해왔던 것을 지켜야 한다. '하나 쳐야지' 욕심에 루틴이 깨졌다. 치던대로, 그냥 맞히기도 하면서 홈런을 쳐야 한다. 1~2차전은 참았는데 3차전부터 정면 승부를 한다니까 스윙이 커졌고, 느려졌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 스스로 '넥센은 방망이 팀'이라고 표현한다. 127개의 홈런으로 팀 홈런 1위를 차지할 만큼 방망이가 강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홈런왕 박병호가 있다. 박병호는 타점(117개), 득점(91개), 장타율(6할2리)까지 휩쓸며 4관왕에 올랐다. 넥센 타선의 핵이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 1~4차전에서 넥센이 뽑은 점수는 11점. 시즌 평균 5.05점에 한참 못 미친다.

염경엽 감독도 "결국 우리가 쳐야 이긴다"면서 "너무 방망이가 안 나오다보니까 힘들었다. 많이 쳐주면 편한데, 일단 점수가 안 나오니까 짜내려고 계속 작전을 올려야해서 훨씬 힘들었다"고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일단 박병호는 4차전 첫 타석에서 큼지막한 2루타를 날렸다. 1차전 첫 타석 홈런 이후 첫 안타였다. 이후 세 타석에서는 범타에 그쳤지만 긍정적인 신호다.

염경엽 감독도 4차전이 끝난 뒤 "박병호가 오늘 좀 나아진 것 같다"면서 "자기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5차전은 다시 넥센의 홈 목동에서 열린다. 박병호는 올 시즌 목동구장에서만 22개의 대포를 쏘아올렸다. 박병호가 살아야 넥센이 산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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