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로버트 실러(67) 예일대 교수는 미국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주택거품이나 불평등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실러 교수는 14일(현지시간) 노벨상 발표 직후 예일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은 작으며 현재 진행 중인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현 위기는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디폴트 상황까지 보게 되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는 아직 디폴트를 막기 위해 협력할만한 양식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만약 디폴트에 빠져도 하루 정도에 그칠 것이며 더 길어진다 해도 그것이 세상의 종말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미국 정부의 현 위기 상황을 너무 심각하게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실러 교수는 오히려 주택 거품이나 불평등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08~2009년 미국 주택시장 붕괴로 세계 금융위기가 촉발했던 때를 언급하며 시장이 지금도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주요 대도시 주택가격이 지난해 12%나 상승했으며, 중국과 브라질, 인도, 호주, 노르웨이, 벨기에 등에서도 비슷한 가격 상승이 목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5년간 겪은 금융위기는 가격 변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며 "자산가격이 일정 수준을 벗어나면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러 교수는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 부양책과 투기 분위기 심화가 부동산 거품을 양산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불평등 문제가 더 악화하기 전에 부유세를 높이는 등 비상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자산 가격의 경험적 연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실러 교수와 시카고대의 유진 파마(74)·라스 피터 핸슨(61) 교수 등 3명을 올해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