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의 간판 스타 조성민 (사진 제공/KBL)
지난 9월30일에 개최된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행운과 불운이 갈라놓은 명암은 극명했다. 23.5%의 확률을 살려 전체 1순위 지명권은 창원 LG는 승자였다. 반면, 부산 KT는 아쉬웠다. 서울 삼성에게 찾아온 1.5%의 기적 앞에 지명 순번이 5순위로 밀렸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드래프트 다음 날 연습경기를 치르기로 미리 약속을 했다. 일정을 짤 때까지만 해도 서로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드래프트 결과를 보고나니 두 팀의 연습경기는 조금은 '민망한 대결'이 됐다.
게다가 LG가 연습경기의 승자가 됐다. KT는 3쿼터까지 여유있게 앞서가다 4쿼터 부진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전창진 KT 감독은 노발대발 화를 냈다. KT로서는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할 법 했다. 우울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랬던 KT와 LG가 시즌 첫 맞대결을 벌인다. 18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 경기가 벌어진다.
현재까지는 시즌 전 예상과는 다른 전개가 펼쳐지고 있다. KT는 "베스트5에 뽑혔으면 좋겠다"는 전창진 감독의 바람을 뛰어넘어 'MVP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조성민을 앞세워 2승(1패)을 챙겼다.
반면, 다크호스로 평가받는 LG는 1승2패를 기록 중이다. LG를 다크호스로 만든 전체 1순위 지명선수 김종규가 아직 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조성민은 요즘 프로농구의 '핫 이슈'다. 지난 16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2점슛 7개, 3점슛 4개를 던져 100% 성공률을 기록했다. 농구 커뮤니티에서는 조성민을 '갓(God)성민'이라 부르는 등 팬들 사이에서 찬사가 쏟아졌다.
조성민은 3경기 평균 23.0점을 기록해 현재 리그 득점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조성민이 3경기에서 기록한 야투(2점슛+3점슛) 성공률은 무려 76.5%, 올 시즌 자신의 자유투 성공률(75%)보다도 높다는 점이 놀랍다.
슈터 대결이 볼만하다. LG에는 '6억8천만원의 사나이' 문태종이 있다. 지난 시즌까지 달았던 '4쿼터의 사나이'라는 별명은 지금도 유효하다. 문태종은 지난 13일 친정팀인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종료 3.5초 전, 역전 3점슛을 터뜨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두 선수는 작년 1월11일 부산 경기에서 팬들을 열광케 한 '5초 스릴러'의 주인공들이다. KT가 71-73으로 뒤진 4쿼터 종료 5초 전, 조성민이 3점슛을 터뜨려 전세를 뒤집었다. 그런데 문태종이 다급한 마음에 코트 중앙선을 넘자마자 던진 장거리 3점슛이 버저비터가 되면서 또 한번 극적인 역전이 나왔다. 그렇게 승부는 끝이 났다.
조성민과 문태종이 펼칠 '타짜' 대결은 이날 경기의 백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