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트라우마를 극복할까'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불펜의 중요한 역할을 맡을 우완 홍상삼.(자료사진=두산 베어스)
정규리그 4위 팀 최초의 한국시리즈(KS)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 넥센과 LG를 연거푸 꺾은 여세를 몰아 삼성까지 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불안 요소가 크다. 포스트시즌에서 중요성이 더욱 큰 불펜이다. 특히 확실한 마무리 없이 최강팀 삼성을 넘을지 미지수다.
두산은 포스트시즌 마무리로 정재훈을 낙점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정재훈은 넥센과 준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은 뒤 마무리 상황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신 두산은 홍상삼과 윤명준, 선발 니퍼트까지 마무리의 임무를 맡겼다. 집단 마무리 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두산은 이런 불안 요소를 안고도 넥센과 LG를 넘었다. 철벽 수비와 대타 작전 등 타선의 힘이 컸고, 경험이 부족한 상대의 실책이 나오는 운도 따랐다.
그러나 삼성은 다르다. 정규리그 3년 연속 1위의 탄탄한 전력에, 4년 연속 KS 진출에 2년 연속 우승을 거둔 경험에서 넥센, LG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더군다나 삼성은 최강 마무리 오승환과 필승카드 안지만, 심창민, 권혁 등 불펜이 탄탄하다. 경기 중후반 이후 불펜 싸움에서 두산이 밀릴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KS를 앞두고 김명성을 보강했지만 이제 2년 차 신인이다. 통산 12경기 1패 평균자책점 6.27에 불과해 얼마나 보탬이 될지 알 수 없다. 왼손 불펜이 1명도 없어 최형우, 채태인, 이승엽, 박한이 등 좌타자들이 즐비한 삼성 타선을 어떻게 제압할지도 고민이다.
뚜렷한 대책 없이 일단 해왔던 대로 밀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23일 KS 미디어데이에서 "시즌 중에도 왼손 불펜이 없어 많이 고민했지만 갑자기 왼손 투수를 보강할 수는 없다"면서 "그동안 해왔던 대로 하겠다"고 불펜 대책을 밝혔다.
또 PO에서 살아났던 홍상삼이 삼성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심이다. 홍상삼은 지난 6월 삼성전에서 연이틀 끝내기 홈런을 맞은 아픈 기억이 있다. 김진욱 감독은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어제 안 좋았어도 오늘 정말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홍상삼도 KS에서는 집중력이 달라질 것이고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뒷문의 불안함을 안고 강적 삼성과 만나는 두산. 과연 불펜이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 한국시리즈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