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2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법외노조'임을 공식 통보한 데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뚜렷이 엇갈렸다. '지나친 처사'라는 비판과 함께 '전교조가 강경 대응하면 학생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맞섰다.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노동팀장은 "해직자를 조합원에서 배제하라는 정부 명령을 거부했다고 일방적으로 법외노조화를 통보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은 현 법률에 없다"며 "해직 노동자 몇 명 때문에 몇만 명이 가입한 노조를 법외노조화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과잉금지 원칙에 반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 등을 보면 해직자가 노사분쟁 과정에서 해직됐을 개연성이 크고 추후 노조의 구제 노력 등을 통해 복직될 수 있기 때문에 해직자를 조합원 자격으로 인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라며 "정부는 이 문제에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문주현 바른사회시민회의 교육문화실장은 "법외노조는 조합원들이 투표를 통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조합원들이 대정부 투쟁을 선언한 것은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사안을 바라보는 일반 시민들의 시각도 다양했다.
회사원 김종연(28)씨는 "국제기구도 해직 교사의 노조 가입이 문제없다고 한 것으로 아는데 왜 유독 한국 정부만 구시대적 기준을 들먹이면서 이렇게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노동 탄압의 역사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은영(27·여)씨는 "몇 명 안 되는 인원 때문에 우리 사회와 교육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한다는 것은 과한 처사"라며 "해직 교사, 특히 부당 해고된 교사들을 보호하는 것도 노조 활동의 하나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부 지미현(43·여)씨는 "전교조가 정부와 충돌을 예상하면서도 소수 해직자를 포기하지 못하고 법외노조화를 택한 게 아쉽다"며 "갈등이 계속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죄 없는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현직 교사 김모(36·여)씨는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이 문제로 교육계가 떠들썩한 것이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전교조 조합원들도 노조원이기 전에 교직에 몸담은 이들인 만큼 법 테두리 안에서 타협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