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 서울 SK의 베테랑 가드 주희정 (사진 제공/KBL)
안양 KGC인삼공사의 연패를 끊은 '김윤태 타임'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서울 SK를 위기에서 구한 '주희정 타임'이 빛을 발했다.
SK는 2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7-62로 승리했다. '맏형' 주희정은 승부처였던 4쿼터 마지막 5분동안 9점을 몰아넣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막판 야투 2개가 승패를 갈라놓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주희정은 SK가 61-57로 쫓긴 종료 2분26초 전, 과감한 돌파로 레이업을 성공시켰다. 다시 4점차가 된 종료 1분29초 전에는 시간에 쫓겼음에도 불구하고 3점슛을 터뜨려 오리온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문경은 SK 감독은 "오늘 변기훈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주희정에게는 수비 역할을 주문하고 투입했는데 공격에서의 활약도 너무 좋았다. 계속 리드를 이어갈 수 있을 득점을 해줬다. 120% 자기 몫을 해준 것 같다"고 칭찬했다.
주희정의 노련미가 빛난 승부였다. 특히 4쿼터 막판 골밑 레이업을 터뜨린 장면에서 주희정의 남다른 감각을 엿볼 수 있었다.
주희정은 "(김)선형이와 심스가 2대2를 하면 리온 윌리엄스가 김선형에게 도움수비를 갔다. 그럼 선형이가 골밑으로 띄워주기만 해도 심스가 잡아 골을 넣었다. 그런데 오리온스가 그 공격을 파악하고 이후 도움수비 없이 리바운드만 하려고 했다. 그걸 역이용해서 상대가 블로킹 시도를 안할 것으로 알고 과감하게 골밑을 팠다"고 말했다.
주희정이 갖고있는 특유의 집중력도 눈부셨다. 주희정은 3쿼터에서 3점슛 2개를 놓쳤지만 이날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 수비를 앞에 두고 시간에 쫓겨 어렵게 던진 슛이 림을 갈랐다. 문경은 감독도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한 장면이었다.
주희정은 "3쿼터 때는 노마크였다. 수비가 없어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이어 4쿼터 결정적인 3점슛에 대해서는 "원래 밸런스가 맞지 않은 자세에서 3점슛을 성공시킬 때가 많지 않았나. 오늘 감이 워낙 좋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평균 출전시간이 10분 미만이었던 주희정은 이날 모처럼 25분을 소화하며 12점을 올렸다. 팀 승리와 연결돼 더욱 기분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