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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트 귀재' 정수빈 "빨라서만 되는 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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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트도 과학이다!' 28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회 기습 번트 안타로 삼성 선발 배영수를 흔들며 2-1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된 두산 정수빈.(자료사진=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5차전이 열린 29일 잠실구장. 경기 전 두산 외야수 정수빈은 특기인 번트 안타에 대한 비결을 살짝 귀띔했다.

정수빈은 전날 3차전에서 1회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를 성공시켰다. 이에 흔들린 선발 배영수는 이후 볼넷과 2루타, 희생타 등으로 2점을 내주고 1⅓이닝 만에 강판했다. 결국 두산은 1회 2득점을 잘 지켜 2-1 신승을 거뒀다. 결승 득점 못지 않게 정수빈이 세운 공로였다.

정수빈은 빠른 발과 재치로 번트 안타를 자주 만들어낸다. 2009년 데뷔 후 올해까지 통산 28개를 기록했고, 특히 올 시즌에는 9개나 됐다. 때문에 상대 내야진이 정수빈이 나오면 전진 수비를 펼친다.

하지만 정수빈은 그런 경계심을 뚫어낸다. 정수빈은 "상대 투수가 직구냐 변화구냐 어떤 공을 던질지, 볼 카운트도 다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전날 번트에 대해서도 "볼 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여서 사실은 때릴 타이밍"이라면서 "때문에 삼성 1, 2루수가 정상 위치로 갔고 번트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재치와 함께 빠른 발도 빼놓을 수 없다. 정수빈은 5시즌 통산 104도루를 올린 준족이다. 올해도 23개를 올렸다. 정수빈은 "팀에서 가장 빠르지는 않다"면서 "오재원, 이종욱 등 형들이 대부분 비슷비슷하다"고 말했다.

100m 기록은 대략 12초 정도. 그러나 정수빈은 "100m 기록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면서 "20m만 빠르면 되고 특히 직선이 아니라 곡선 질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때 취재진이 정수빈에게 "민병헌이 '정수빈보다는 내가 빠르다'고 하더라"고 전언했다. 이에 정수빈은 "빠른 게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요"라는 의미심장한 말로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정수빈의 재치가 다시 삼성을 흔들고, 두산의 기를 살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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