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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홈런' 최준석 '괴력의 원천'은 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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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이 아닌 수염손?' 29일 삼성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홈런 2방을 몰아치는 괴력을 뽐낸 두산 거포 최준석.(사진=윤성호 기자)

 

사상 첫 정규리그 4위의 한국시리즈(KS) 우승 기회를 아쉽게 미룬 두산. 29일 잠실 5차전에서 삼성과 접전 끝에 5-7로 지면서 3승2패 전적을 받아들었다.

그래도 소득은 있었다. 바로 4번 지명타자로 나선 최준석의 엄청난 존재감이었다. 최준석은 이날 홈런 2개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초반 실점에도 끈질기게 따라붙어 삼성을 괴롭힌 일등공신이었다.

0-3으로 뒤진 2회 최준석은 상대 선발 윤성환으로부터 좌월 솔로 홈런을 뽑아내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시속 128km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괴력을 뽐냈다.

1-4로 벌어진 3회도 최준석은 1사 1, 2루에서 깨끗한 1타점 좌전안타로 동점의 발판을 놨다. 이후 오재일의 2루타 때 115kg(비공식 130kg 이상) 프로야구 최중량의 거구에도 1루에서 홈까지 역주하며 동점 득점을 올렸다.

4-5로 뒤진 5회도 최준석은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번에는 삼성 필승카드 안지만의 148km 직구를 밀어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역대 KS 10번째 멀티 홈런이었다. 비록 팀은 졌지만 최준석의 괴력은 삼성에게 굉장한 압박감으로 남게 됐다.

▲준PO 홈런 이후 기분좋은 '수염 징크스'

사실 최준석은 포스트시즌 내내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르고 있다. 당당한 체구에 수염까지 길러 마치 삼국지의 장비처럼 강력한 위압감을 풍기고 있다.

일부러 기르는 것은 아니다. 사연이 있다. 지난 11일 넥센과 준플레이오프(PO) 3차전 이후부터 20일 이상 깎지 않고 있다. 이날 최준석은 올해 PS 첫 선발 출전해 홈런까지 날렸고, 팀도 이겼다. 이른바 기분좋은 징크스 때문에 수염을 기르는 것이다.

이후 본인도 성적이 괜찮았고, 팀도 승승장구했다. 최준석은 준PO 5차전에서 연장 13회 대타로 나와 짜릿한 결승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고, 시리즈 MVP까지 올랐다. LG와 PO 4차전에서도 상대 마무리 봉중근을 상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날렸다.

그러다 보니 더더욱 수염을 깎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삼성과 KS에서 최준석은 "답답해서 깎고 싶어 미치겠다"고 심심찮게 하소연하면서도 "그러나 주위에서 얘기도 하니까 신경이 좀 쓰여서 기르고 있다"고 인내심을 드러냈다.

그만큼 팀 우승이 간절하다. 지난 2005시즌 뒤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해온 최준석은 2007, 08년 연속 KS 준우승의 아쉬움을 남겼다. 본인도 통산 KS 타율 1할6푼7리(18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이 미미했다. 올해만큼은 염원을 풀겠다는 각오다.

최준석은 "KS 우승을 확정지은 뒤 수염을 밀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최준석이 기분좋고 시원하게 면도날을 휘두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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