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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질 뻔한 삼성 지탱한 차우찬의 '강철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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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공을 던진 뒤 사흘 만에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 (자료사진=삼성 라이온스)

 

벼랑 끝에 몰렸던 삼성이 벌떼 마운드로 살아났다. 무려 9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릭 밴덴헐크를 시작으로 배영수, 차우찬, 심창민, 권혁, 안지만, 신용운, 조현근, 그리고 오승환까지.

그리고 그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바로 차우찬이다.

차우찬은 지난달 31일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 6차전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⅓이닝을 던졌다. 5회초 최준석에게 솔로 홈런 한 방을 맞았지만 차우찬의 역투는 그야말로 눈부셨다.

경기 전부터 선발 밴덴헐크가 오른쪽 이두근의 근육통을 호소했다. 1회를 힘겹게 버티고 배영수에게 마운드를 넘겼지만 배영수도 피안타 3개, 몸에 맞는 공 2개를 내주면서 흔들렸다. 결국 3회초 무사 2, 3루 위기를 맞았다. 손시헌을 3루 땅볼로 유도하면서 3루 주자 최준석을 홈에서 잡았지만 여전히 1사 2, 3루 위기였다. 자칫 삼성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배영수 대신 차우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차우찬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배영수를 구원 등판해 6⅓이닝을 던졌다. 투구수는 100개. 사실상 선발 투수나 다름 없었다. 비록 지긴 했지만 삼성은 차우찬의 호투 덕분에 불펜 투수를 아낄 수 있었다. 하지만 차우찬은 고작 이틀만 쉰 뒤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당연히 4차전과 구위가 달랐다. 직구 최고 구속도 140km 초반에 머물렀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이종욱에게 볼넷까지 내줬다. 1사 만루 상황. 차우찬은 최재훈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1점이라도 더 내줬다면 분위기가 완전히 두산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류중일 감독이 꼽은 승부처도 바로 3회였다.

차우찬은 4회초를 무실점으로 넘긴 뒤 5회초 선두 타자 최준석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어 오재일에게 우전 안타, 손시헌에게 희생 번트를 내주며 다시 1사 2루 위기에 놓였다. 어깨에 힘이 빠진 탓에 공이 높게 제구됐다. 하지만 자신의 역할을 끝까지 수행했다. 왼손 타자 이종욱을 삼진으로 잡고 오른손 타자 최재훈의 타석 때 마운드를 심창민에게 넘겼다. 100개의 공을 던진 뒤 이틀 만에 다시 42개의 공을 뿌리며 삼성 마운드를 지탱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차우찬의 역할은 +1 선발 요원이었다. 하지만 +1 선발을 넘어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7일 동안 4경기에 등판해 무려 175구를 던졌다. 그럼에도 차우찬은 마지막 7차전 역시 불펜에서 출격 명령을 기다린다.

차우찬의 강철 어깨가 한국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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