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에서 새벽까지'(1996), '플래닛 테러'(2007), '마세티'(2010) 등의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황당한 이야기 전개, 제정신이 아닌 듯한 등장인물들을 보면서도 극에 묘하게 몰입되는 기분을 느꼈을 터다.
이들 영화의 연출자는 할리우드의 악동이라 불리는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으로, 고인 물이 되기를 한사코 거부하는 그의 영화적 독창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어릴 때부터 VCR 2대로 영화 만드는 법을 터득할 만큼 영화광이던 로드리게즈 감독은 홀로 감독, 각본, 조명, 음향, 카메라 등을 맡아 고작 7000달러(약 745만 원)로 16㎜ 장편영화를 찍는 등 영화 제작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 왔다.
작품마다 색다른 아이디어와 독보적인 연출을 선보임으로써 두터운 마니아층을 둔 그가 마세티의 속편인 '마세티 킬즈'로 한국 관객들을 찾는다.
로드리게즈 표 코믹 액션인 마세티 킬즈는 멜 깁슨, 엠버 허드, 미셀 로드리게즈, 찰리 쉰, 레이디 가가, 제시카 알바,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 할리우드의 명배우들이 출연하고, 우락부락한 얼굴과 몸집의 대니 트레조가 전작에 이어 주인공을 맡았다.
이 영화는 여러 배우가 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허무맹랑한 무기를 장착한 악당들이 출연하는 등 로드리게즈의 영화다운 면모를 오롯이 보여 준다. 여러 개의 날이 합쳐진 기괴한 칼이 등장하고 평범한 아이폰이 흉기로 변하는 식이다.
레이디 가가가 직접 부른 경쾌한 리듬의 OST도 속도감 있는 이야기에 힘을 실어 준다.
영화 마세티 킬즈는 2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