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의 '데스마스크' 반출에 제동을 걸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나폴레옹 사망 직후 얼굴을 본떠 만든 데스마스크는 지난 6월 경매에서 외국인 수집가에게 17만5천 파운드(약 3억원)에 낙찰됐지만, 문화부 산하 문화재위원회가 이를 저지하고 나섰다.
위원회는 1821년 대서양 세인트 헬레나섬에서 사망한 나폴레옹의 데스마스크가 다른 초상화 작품 이상으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뛰어나 한시적으로 국외 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내년 1월 14일까지 영국 구매자를 우선 물색하도록 하고 필요하면 시한을 연장키로 했다.
반출 금지된 데스마스크는 세인트 헬레나섬의 성당신부 리처드 보이스가 나폴레옹의 사망 이틀 뒤 조각 장인에 의뢰해 제작한 것으로 감정됐다.
안쪽 면에는 제작 날짜와 보이스 신부의 입회 사실 및 제작자 이름이 기록돼 있다.
보이스 신부는 이 당시 데스마스크 두 장을 제작했으며, 다른 한 장은 나폴레옹의 사망을 진단한 영국인 의사 프랜시스 버튼이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나폴레옹의 데스마스크는 다른 것도 전해지지만 대부분 이보다 늦은 시기에 제작됐다. 또 대부분을 프랑스와 코르시카 등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어서 이번 경매품은 희소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에드 베이지 영국 문화부 부장관은 "매우 특별한 이번 경매품이 국외로 반출되지 않도록 영국인 구매자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