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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선수보다 좋은 사람” 이영표의 마지막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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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이영표' 경쟁 선수들에게는 따뜻한 격려

A매치 127경기 출장의 대기록을 남기고 현역에서 은퇴하는 이영표는 후배들에게 '좋은 선수'가 되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될 것을 강조했다. 황진환기자

 

“좋은 선수가 되기 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 된다면 좋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은 훨씬 쉽다”

올 시즌을 끝으로 지난 14년간의 프로축구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하는 이영표(36)는 후배들에게 꼭 이 말을 당부하고 싶다고 했다.

이영표는 “후배들이 대표팀에서나 소속팀에서나 잘하고 있어 특별히 당부할 말은 없다”면서 “굳이 한마디 한다면 좋은 선수가 되기 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 된다면 좋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은 훨씬 쉽다”고 말했다.

많은 축구 팬들이 ‘좋은 선수’이기 앞서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는 이영표에게 ‘좋은 사람’은 어떤 의미일까.

이영표는 2000년대 축구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자신을 ‘한국 축구 수비 불안의 중심’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나 때문에 진 경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내 실수를 동료들이 덮어쓴 적도 많았고, 비겁한 변명과 핑계도 했다. 그래서 팬들께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이영표가 출전한 127경기의 A매치 가운데 한국 축구대표팀은 패배보다 더 많은 승리를 거뒀다. 이영표는 K리그는 물론, 네덜란드와 잉글랜드, 독일, 사우디 아라비아, 캐나다까지 다양한 리그에서 활약하며 뛰어난 기량을 공개적으로 인정받았다.

이영표의 사과는 진심이 아니었다. 자신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해준 팬들을 향한 감사의 인사였다. 오히려 자신을 한껏 낮춰 모두가 더욱 그를 ‘진심으로 한국 축구를 사랑했던 선수’로 기억하게 하는 기폭제가 됐다.

‘좋은 사람’ 이영표의 면모는 후배들을 향한 배려에서도 알 수 있다.

한국 축구는 2011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 이영표의 빈 자리를 대신할 적임자를 찾지 못한 채 약 2년여의 시간을 흘려 보냈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호출돼 ‘제2의 이영표’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여전히 이영표의 빈 자리를 대신할 확실한 적임자를 찾지 못한 채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개막이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영표는 특정 선수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하기보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후배들을 격려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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