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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씨름왕' 박민교 "이만기, 인터넷으로 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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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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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어린이 천하장사!' 박민교가 16일 '2013 천하장사씨름대축제' 어린이 씨름왕 4강전에서 승리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서산=대한씨름협회)

 

이제 만 11살. 아직 앳된 얼굴이지만 온몸이 근육으로 울퉁불퉁하다. 멋지게 상대를 눕히고 예전 이만기, 강호동이 그랬듯 모래를 쥐어 힘껏 뿌린다.

16일 충남 서산에서 열린 '2013 천하장사씨름대축제' 어린이 씨름왕에 오른 박민교(경기 양지초 6학년) 얘기다. 한 마디로 '어린이 천하장사'로 등극했다는 얘기다.

박민교는 이날 잇따라 '라이벌'들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8강전에서 김수용(서울 동명초 6학년)을 누른 박민교는 4강전에서도 이창(서울 상도초 6학년)까지 2-1로 제압했다.

특히 이창은 올해 역사(70kg 이하)와 장사(110kg 미만)급 우승과 준우승을 1차례씩 차지한 강적. 올해 용사(60kg 이하)급 우승 2차례, 역사급 1차례를 거둔 박민교로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체중도 75kg의 박민교보다 5kg 더 나갔다.

하지만 박민교는 밭다리로 이창을 눕히고 사실상의 결승전에서 승리했다. 결승전에서는 53kg의 최민수(경북 의성초 6학년)를 2-0으로 가볍게 누르고 씨름왕의 영예를 안았다.

▲"훈련 힘들어 도망도…이제는 쾌감 느껴"

박민교는 '미래의 천하장사' 1순위로 꼽힌다. 단단한 체격에 기술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머리를 염색할 정도로 스타성까지 갖췄다. 신명수 KBSN 해설위원은 "향후 우리 씨름계를 이끌어갈 재목"이라고 칭찬했다.

박민교는 원래 축구 선수를 꿈꿨다. 초교 3, 4학년 때 프로 선수 출신 아버지로부터 직접 지도를 받았다. 그러다 체격과 운동 신경이 출중한 박민교를 눈여겨본 박인복 감독의 적극적인 권유로 4학년 말 모래판에 입문했다.

처음에는 힘든 훈련을 이겨내지 못했다. 씨름이라는 낯선 스포츠라는 점도 작용했다. 박민교는 "씨름 그만 두려고 도망을 다녔다"고 했다. 그러나 박감독의 끈질긴 회유(?)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씨름을 시작했고, 곧 빠져들었다.

박민교는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기술이 재미있고, 상대를 넘어뜨린 뒤 오는 쾌감이 있다"며 씨름의 매력을 전했다. 이어 "경기에서 이기고 상도 받으니까 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첫 출전인 경기도대회부터 3위에 오른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세리머니도 배웠어요"

포털 사이트를 통해 왕년 스타들의 기술도 익혔다. 박민교는 "인터넷으로 이만기, 강호동, 이태현 등 선배들의 경기를 봤다"면서 "모래를 던지는 세리머니도 그때 봤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2002년생, 한창 씨름의 황금기던 8, 90년대는 전혀 경험하지 못했다. 박민교는 "씨름을 하면서 예전 기사와 경기들을 찾아봤다"면서 "친구들은 씨름을 잘 모르고 힘들다고 하지만 그래도 재미와 보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목표는 이만기 인제대 교수처럼 멋진 천하장사가 되는 것. 박민교는 "이만기 교수님 경기가 정말 멋졌다"면서 "씨름 대회장에서 뵀는데 정말 설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 씨름을 해서 어런이가 아니라 진짜 천하장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직접 중계를 하면서 경기를 지켜본 이만기 교수는 "씨름을 아주 야무지게 한다"면서 "저렇게 살이 찌지 않고 자라야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력은 좋은데 아직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고 조언도 잊지 않았다.

아직 "고무줄 당기기가 정말 힘들다"고 하소연 하는 박민교. 그러나 저녁마다 고기를 먹고, 하루 6끼를 소화하는 등 체중이 1년 새 25kg 이상 느는 등 쑥쑥 크고 있다. 내일의 천하장사, 제 2의 이만기의 꿈도 무럭무럭 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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