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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 '모순 화법'에 정근우-이용규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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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있어~! 감독님 불편해요~!' 김응용 한화 감독(가운데)이 27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정근우(오른쪽), 이용규 입단식에서 두 선수에게 꽃다발을 전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내년 시즌 한화에서 뛰게 된 정근우(31), 이용규(28)의 입단식 및 기자회견이 열린 27일 서울 프라자호텔. 이날은 김응용 감독을 비롯해 정승진 구단 대표, 노재덕 단장 등 구단 수뇌부와 고동진, 김태균, 최진행 등 선수들도 참석했다.

특히 김감독으로서는 이들의 합류가 뿌듯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부임 후 구단에 전력 보강을 요청했지만 성과가 없어 올해 최하위에 처져야만 했던 김감독이다.

올 스토브리그 대어로 꼽히는 둘을 한꺼번에 영입한 만큼 입이 벌어질 만했다. 정근우, 이용규와 4년 각각 70억, 67억 원에 계약했다. 이날 김감독은 두 선수와 기념 사진을 찍으면서도 기분이 좋은 듯 연신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김감독은 두 선수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편하게 마음을 먹으라면서도 은근히 부담감을 주는 노장다운 '모순 화법'이 돋보였다.

일단 김감독은 "거액 들여 선수들을 영입했다"고 운을 뗀 뒤 "둘 모두 발도 빠르고 수비 최고"라면서 "지난해 팀의 최대 약점을 보강할 수 있는 선수라고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부담감을 버리라고 강조했다. 김감독은 취재진이 두 선수에 대한 당부를 묻자 "FA 선수들이 그동안 기대만큼 못한 것은 너무 큰 부담감 때문이었다"면서 "부담을 느끼면 안 되고 평소 하던 대로 하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이어 이들이 내년 도루를 얼마나 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김감독은 "80개 이상은, 아니 50개씩 100개 이상은 안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옆에 앉아 짐짓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는 정근우를 보며 "왜, 안 돼요?"라고 물어 회견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정근우는 2009년 53개가 최고였고, 최근 3시즌은 30개를 넘지 못했다. 이용규는 지난해 44개가 최고 기록이었고 올해는 21개였다. 최근 기록을 보면 거의 이루기 어려운 수치다.

꼭 50개를 넘기라는 것보다 한 마디로 죽도록 뛰라는 뼈있는 농담인 것이다. 이들은 내년 시즌 4강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김감독의 성에 차는 성적을 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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