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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멘붕'에 빠뜨린 김호곤의 깜짝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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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준우승 책임 지고 하루 전 자진 사퇴 결심

모두를 놀라게 한 깜짝 자진 사퇴로 더 이상 울산 유니폼을 입은 김신욱을 지도하는 김호곤 감독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자료사진=울산 현대)

 

갑작스러운 호출에 이은 깜짝 발표. 요즘 말로 모두가 ‘멘붕’에 빠졌다.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은 4일 낮 서울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깜짝 사퇴 선언을 했다. 올 시즌 아쉽게 우승을 놓친 책임을 지고 감독이 물러나기로 했다는 것.

전날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도 전혀 사퇴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김 감독은 불과 하루 만에 2009년을 시작으로 지난 5년간 이끌었던 울산과의 이별을 선언했다.

김 감독의 사퇴는 어제까지 가족에게도 밝히지 않았던 특급 비밀이었다. 김 감독은 “사퇴를 결심하고 가족에게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가족들은 흔쾌히 내 뜻을 이해해줬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비교적 밝은 표정의 감독과 달리 단순한 식사 자리로만 알고 이 자리에 참석한 울산 구단 관계자들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일부 구단 관계자는 김호곤 감독의 깜짝 발표에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고위 관계자는 물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김호곤 감독의 발표를 듣고 나서야 이별이 현실이 됐다. 김호곤 감독의 부름을 받고 모인 취재진도 예상치 못한 발표 내용에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김신욱과 이용 등 울산 선수들은 전날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선정돼 “내년에도 김호곤 감독님과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을 정도로 감독에 대한 신뢰가 컸다.

하지만 올 시즌 다 잡았던 우승 트로피를 마지막 순간에 놓치게 된 것이 결정적인 사퇴의 이유가 됐다. 김호곤 감독은 "선수들도 많이 놀랐을 것이다. 전부터 사퇴 생각을 하고 있었다. 번복은 없다”고 자신의 단호한 결정을 다시 한 번 알렸다.

과거 대한축구협회에서 임원으로 활동했던 만큼 축구행정가로의 복귀도 점쳐졌지만 정작 본인은 “행정보다는 감독하는 것이 낫다.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는 만큼 한동안 쉬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손사래쳤다.

김호곤 감독 부임 후 ‘아시아 챔피언’의 영광까지 맛봤던 울산. 새로운 수장을 맞아 새출발에 나서야 한다. 특히 수비수였던 김신욱을 공격수로 보직 변경해 국가대표 공격수까지 만든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울산에게는 당장 큰 공백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에도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해 공백을 최소화하며 리그 준우승 팀 감독의 퇴장치고는 너무나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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