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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이승호 "승부 조작 형 몫까지 해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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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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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씨름 왕중왕전 금강장사 등극

이승호가 4일 '2013 씨름 왕중왕전' 금강장사 결정전에서 이장일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황소트로피와 인증서를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화순=대한씨름협회)

 

'미남 장사' 이승호(27, 수원시청)가 씨름 왕중왕전에서 금강장사에 등극했다.

이승호는 4일 전남 화순 하니움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2013 씨름 왕중왕전' 금강장사(90kg 이하) 결승전에서 이장일(용인백옥쌀)을 3-1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첫 판을 잡채기로 따낸 이승호는 1-1로 맞선 상황에서 다시 잡채기로 잇따라 이장일을 뉘였다.

지난 4월 보은대회 이후 8개월 만의 황소 트로피다. 당시 생애 첫 금강장사에 오른 데 이어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하며 2013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내년부터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앞둔 가운데 거둔 우승이라 의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형제 장사로 통했던 이승호는 형 이용호(28, 제주도청)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된 터라 더 값진 소식이었다. 이용호는 대구시체육회 소속이던 지난해 설날장사대회 금강장사 8강전에서 안태민(장수군청)에게 100만 원을 받고 져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이승호의 첫 마디는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다"는 말이었다. 고질적인 양 쪽 무릎 연골 부상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던 데다 형 이용호의 사건까지 터졌기 때문이다.

이승호는 "사실 이번 대회가 열리지 않을 줄 알고 있었다"면서 "그러다 갑자기 대회 개최가 결정돼 준비를 하는데 형의 일이 있어서 집중이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형이 부상으로 올해 뒤 은퇴하려고 했는데 불명예스럽게 그만 두게 됐다"면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잘 하고 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형의 불명예를 동생이 회복해준 모양새가 됐다는 말에 이승호는 "어렵게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어 "사실 올해 목표가 장사 한번 하는 것이었는데 보은대회 우승으로 편하게 쉬면서 재활하다가 우승했다"고 웃었다.

입대해도 대회에 나설 생각이다. 수원시청 소속 공익요원이라 추석, 설날 등 휴일에는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승호는 "다음 주 훈련소에 입소하는데 군대 가서도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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