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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월드컵 조추첨만큼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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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2골을 넣었던 홍명보 감독 (사진/노컷뉴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실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만큼 운도 따라줘야 한다.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나서는 홍명보호의 운명을 결정지을 월드컵 조추첨이 7일 새벽 1시(한국시간) 브라질에서 개최된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역대 월드컵 조추첨 역사를 살펴보면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2002 한일월드컵을 제외하고는 항상 유럽의 두 팀과 한조에 묶였다.

역대 최악의 조 편성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 때 나왔다.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불가리아와 한 조로 묶였다. 당시에는 24개국이 월드컵에 출전해 여기저기서 '죽음의 조'가 탄생했다. 32년 만에 다시 본선 무대를 밟았던 한국은 1무2패로 나름 선전했다.

요즘 인기를 끌고있는 케이블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성나정(고아라 분)의 하숙집 식구들이 월드컵 생중계를 보기 위해 아침 일찍 TV 앞에 모여드는 장면이 있었다.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지만 1994년 미국월드컵을 언급하는 장면은 그 뿐이었다.

'도하의 기적'을 통해 극적으로 월드컵 무대에 진출한 한국은 1986년에 못지않은 최악의 조편성을 맞이했다. 전 대회 우승팀이자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였던 독일과 한 조가 된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당시 시드를 배정받지 못한 국가 가운데 가장 강한 팀 중 하나였던 스페인도 한 조로 묶였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16강 진출 전망은 비관적이었다. 현실적으로 다른 조의 3위팀과 경쟁하는 와일드카드 순위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체로 평가받았던 볼리비아를 반드시 잡아야 했다.

출발은 좋았다. 너무 좋았다. 첫 경기에서 스페인과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홍명보와 서정원이 각각 한골씩을 넣었다. 특히 서정원이 후반 막판에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뒤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에서는 나라가 들썩였다.

하지만 볼리비아와 통한의 무승부를 거두면서 사상 첫 16강 진출의 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던 독일과의 경기에서 2-3으로 아쉽게 패해 일찍 짐을 쌌다.

이후 한국은 비교적 해볼만한 조 편성 결과를 받았다는 평가다. 네덜란드(1998년), 프랑스(2006년), 아르헨티나(2010년) 등 세계적인 강호와 만났지만 충분히 겨뤄볼만한 팀들과도 만났다. 월드컵 4강 진출의 감동을 선사한 2002년에는 조추첨에서 개최국 프리미엄이 뒷받침된 것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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