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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락 "자기 꿈 포기한 아내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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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수상자 넥센 손승락. (윤성호 기자)

 

"자기 꿈을 포기하고 나를 훌륭한 선수로 만들어주겠다고 했습니다."

2005년 막 프로에 데뷔한 손승락(31, 넥센)은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아내 김유성씨를 만났다. 당시 손승락은 특별할 것 없는 투수였다. 선발로 활약했지만 2005년 5승, 2006년 6승이 고작이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경찰청에 입대했다.

반면 김유성씨는 미스코리아 경북 미 출신에 이화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었다. 하지만 김유성씨는 "훌륭한 선수로 만들어주겠다"면서 자신의 꿈을 포기한 채 손승락과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손승락은 2013년 12월10일.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대한민국 최고 마무리로 우뚝 섰다. 아내의 내조와 함께 훌륭한 선수가 됐다. 마무리가 골든글러브를 받은 것은 1994년 40세이브를 올린 정명원(당시 태평양) 이후 19년 만의 기록. 일본에 진출한 오승환(한신)도 골든글러브는 받지 못했다.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46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30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뒀지만 투수 부문 경쟁이 너무 치열했다.

손승락도 시상식에 앞서 "와이프도, 나도 그렇게 기대는 안 한다. 잘 한 사람이 받는 것이다"면서 "사실 기대를 안 하다가 아침에 쉬고 있는 데 정명원 코치님(전 두산)께 전화가 왔다. '받을 자격 된다'라고 말해주셨다. 응원해주는 사람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치열했다.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최대 격전지였다. 손승락은 323표 중 97표를 얻었다. 손승락의 뒤를 이어 공동 다승왕 배영수(삼성)가 80표, 크리스 세든(SK)dl 79를 받았다. 찰리 쉬렉(NC)도 41표를 획득했다. 전 포지션을 통틀어 가장 적은 득표수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하지만 기쁨에는 변화가 없었다.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 꿈까지 포기한 아내에게 너무나도 고마웠다.

손승락은 "사실 받을지 몰라서 수상 소감 준비를 안 했다. 감독님, 코칭스태프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내가 아무 것도 아닌 선수였을 때 와이프를 만났다. 자기 꿈이 컸는데, 그 꿈을 포기하고 나를 훌륭한 선수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얼마나 그 자리에 왔는지 모르겠지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여기 올라오니 가슴이 벅차다. 앞으로 노력하고, 겸손하고, 모범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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