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기 전에 직업을 갖고 있던 여성의 45%는 치료 후에 더이상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은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과 공동으로 1983년부터 2004년까지 자궁경부암 진단과 치료를 마친 858명을 대상으로 취업 상태와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결과 자궁경부암 진단 당시 전체의 49.4%가 직업이 있었으나 치료를 마친 후에는 27.2%만이 직업을 갖고 있었다.
진단 전에 직업이 있던 여성의 45.1%가 암을 경험하며 일을 그만 둔 것이다.
특히 월소득이 300만원 미만이거나 의료급여 수급자, 동반 질환이 2개 이상인 환자의 경우 미취업일 확률이 1.5∼2배 가량 높았다.
이러한 직업 유무는 암 경험자의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궁경부암 경험자의 삶의 질을 100점 만점으로 측정했을 때 직업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 신체적 기능 ▲ 역할 기능 ▲ 정서적 기능 ▲ 인지적 기능 ▲ 사회적 기능 등 여러 방면에서 적게는 1점, 많게는 6점 가까이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자궁경부암은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 중 하나로 발견 시기가 앞당겨지고 치료기술이 발달해 생존 환자가 늘고 있다"며 "사회적 역할 회복을 의미하는 직업의 유무가 삶의 질 지표 중 중요한 고려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책임자인 윤영호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교수는 "암을 이겨낸 사람이라는 암 경험자만의 장점을 살려 진단·치료 과정 중의 암 환자들을 코칭해주는 '건강 파트너'와 같은 형태의 직업을 구상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회지인 'Journal of Gynecologic Oncology' 10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