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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를 충격에 빠뜨린 박성화 감독의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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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는 44년 만에 개최한 제27회 동남아시안게임(SEA Games)의 축구 종목에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장 밖에서 불길이 치솟고 폭동이 일어나는 등 우승을 바라던 자국 축구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그런데 미얀마의 탈락에는 황당한 이유가 있다.

지난 16일 미얀마 양군의 YTC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얀마와 인도네시아의 조별리그 B조 최종전.

미얀마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2승1무(승점 7)를 기록해 조 2위에 올라있었다. 1승1무1패(승점 4) 전적의 3위 인도네시아보다 승점 3이 더 많았다. 골득실 차이도 컸다. 미얀마는 +5, 인도네시아는 -2를 기록 중이었다.

미얀마는 최종전에서 인도네시아에게 0-1로 졌다. 두 팀의 승점은 7로 같아졌고 골득실에서는 여전히 미얀마가 우위를 점했다. 그런데 최종 순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2위로 올라섰고 미얀마는 3위로 떨어졌다. 조 2위에게까지 주어지는 준결승행 티켓은 극적으로 인도네시아의 몫이 됐다.

왜 그럴까. 동남아시안게임 축구 종목은 두 팀의 승점이 같을 경우에 승자승 원칙을 최우선으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맞대결에서 이긴 팀의 순위가 높다. 월드컵과는 다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이 승자승 원칙이 우선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오직 한명만이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미얀마의 사령탑, 박성화 감독이었다.

미얀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박성화 감독은 크게 패하지만 않으면 4강에 오를 수 있다고 착각해 주전들을 대거 쉬게 했다. 미얀마를 대표하는 간판 공격수도 주전 명단에서 빠져야 했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는 두 팀의 경기에 대해 "미얀마는 눈에 띌 정도로 0-0을 노리는 전략으로 나섰다. 전반전까지 인도네시아의 볼 점유율은 63%였다"고 묘사했다.

미얀마는 전반 35분 선제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졌다. 승자승 원칙에 의해 두 팀의 순위가 바뀌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박성화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에야 규정을 알게 됐다며 책임을 시인했다. 우승을 기대했던 홈 팬들은 폭동을 일으키는 등 쉽게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미얀마 축구협회는 인도네시아에 패한 다음 날 곧바로 박성화 감독의 해임을 발표했다. "그는 더 이상 미얀마 대표팀의 감독이 아니다. 그는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고 자발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혀왔다. 우리 협회는 더 이상 그와 관계가 없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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