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시간제 경마직 노조원 2천700여명은 23일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원들은 경마가 열린 전날 출근을 거부한 채 과천시민회관에 모여 실제 근무시간을 반영해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15시간 이상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13년간 동결한 식대·교통비를 인상할 것과 유급휴가·감정노동 수당 등의 지급, 60세까지 정년을 연장할 것 등도 요구했다.
시간제 경마직은 경마가 열리는 날만 출근해 발권과 안내 등을 하는 직종으로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에 해당한다.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 이상이면 노동법과 근로기준법에 따라 유급휴일과 연차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고 퇴직금 지급 대상이 된다.
경마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열리지만 마사회는 시간제 경마직의 근무시간을 15시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금요일 근무자와 토·일요일 근무자를 구분해 채용하고 있다.
시간제 경마직 노조 측은 "마사회가 식사시간과 휴식시간 등을 억지로 조정해 근무시간을 15시간 미만으로 낮췄을 뿐 실제 근무시간은 15시간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을 10분씩 잘라주는 바람에 식사조차 여유있게 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실제 근무시간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 측은 "노조 주장은 인사와 경영에 관한 사안으로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사회 관계자는 "노조 측과 협상을 계속해 원만하게 사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며 "당분간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무인발권기를 추가 배치해 최대한 마권 발매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