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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 스포츠 결산⑦]亞 최초 '1억 달러의 사나이' 추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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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레인저스와 1억3,00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추신수. (자료사진)

 

다사다난했던 2013년, 한국 스포츠도 여러 굵직한 이슈들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메이저리그 열풍이 10여 년 만에 다시 불어닥쳤고, 한국 축구는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역사를 썼다. 프로야구는 9구단 체제의 명암이 엇갈렸고, 아시아 정상에 섰던 프로축구는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았다. 농구, 배구 등 겨울스포츠는 승부 조작의 직격탄 속에 희망을 차츰 찾아갔다. 2013년 스포츠를 CBS노컷뉴스 체육부가 결산했다.(편집자주)

2013년 국내 메이저리그 팬들의 눈은 대부분 빅리그 데뷔 시즌을 치른 류현진(26, LA 다저스)에게 쏠렸다. 하지만 추신수(31, 텍사스)는 묵묵히 방망이를 휘둘렀고, 류현진이 하지 못한 대기록을 작성했다.

내셔널리그 톱타자 최초로 20홈런-20도루-100득점-100볼넷의 위업을 쌓았다. 3할 타율에 조금 못 미친 2할8푼5리를 쳤지만 무엇보다 출루율이 4할2푼3리였다. 메이저리그 전체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무엇보다 아시아 최초로 1억 달러 몸값을 돌파했다.

▲아시아 최초 1억달러 돌파

올 시즌 뒤 추신수는 FA(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당연히 여러 구단에서 러브콜을 보냈고, 추신수는 7년 총액 1억3,000만달러(약 1,380억 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고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의 1억 달러 돌파 기록이다. 2007년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가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5년 연장하면서 받은 9,000만달러를 훌쩍 넘는 대형 계약이다. 물론 2002년 텍사스의 5년, 6,500만달러에 계약한 박찬호(은퇴)의 한국 선수 기록도 넘어섰다.

메이저리그 역대 몸값에서도 27위, 외야수 6위에 해당한다. 2001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혼자 미국으로 넘어간 추신수가 13년 만에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순간이었다.

1억3,00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과 함께 금의환향한 추신수. (송은석 기자)

 

▲가족의 힘으로 13년 설움 씻었다

2001년 당차게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힘겨운 나날이 계속 됐다. 오로지 야구 하나만 바라보고 시작한 미국 생활. 2004년 겨울 하원미 씨와 결혼하고, 2005년 첫 아들 무빈군을 얻었지만 추신수는 여전히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이치로의 존재 때문에 시애틀에서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겪었다.

200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이적했지만 팔꿈치 수술로 2007년 고작 6경기 출전에 그쳤다. 한국으로 돌아갈까 생각도 했지만 가족의 힘으로 버텼다. 2011년 엄지손가락이 부러지면서 겪은 슬럼프 역시 가족을 생각하면서 이겨냈다.

추신수는 "야구 하나만 보고 달려왔는데 가족이 생기면서 경제적으로도 힘들어졌다. 한국행을 결심까지 하고 이야기를 했는데 와이프가 말렸다.와이프가 잡아줘서 뭔지 모르는 힘이 생겼다"면서 "(왼손 투수를 상대로) 내가 타석에서 겁을 먹고 있었다. 못 친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왼손 투수가 사인을 받고 움직이기만 해도 공이 날아오는 느낌까지 받았다. 그 때도 가족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4년은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

추신수가 텍사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우승이다. 추신수는 신시내티에서 뛰면서 이기는 팀과 지는 팀의 차이를 느꼈다. "지는 팀은 '이겼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이기는 팀은 '이긴다'라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는 것이 추신수의 설명. 한 마디로 이길 수 있는 팀을 선택했다.

새 둥지인 텍사스의 전력은 충분히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릴 만하다. 추신수와 함께 '거포' 프린스 필더가 가세하면서 타선이 더욱 강력해졌다. 다르빗슈 유가 버틴 투수진도 수준급이다. 추신수는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뛸 전망.

추신수는 "첫 번째 조건은 이기는 팀이었다. 내년부터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텍사스가 잘 맞았다"면서 "스프링캠프와 시즌이 기다려진다. 올해 했던 것처럼 한다면 텍사스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 같다. 몸만 건강하다면, 또 많은 경기를 소화만한다면 내가 원하는 수치적인 기록은 항상 따라온다고 믿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일단 올해 추신수는 신시내티에서 개인 통산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데 만족해야 했다. 내년 추추 트레인의 질주가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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