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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명 제주관광...자연관광지 '만원'vs미술.박물관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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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0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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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지난해 연간 1천만명을 넘어섰지만 관광객 쏠림 현상이 심해 관광지들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산일출봉과 한라산국립공원 등 자연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은 꾸준히 늘고 있으나 제주지역 국공립 미술관·박물관 등을 찾는 관람객 수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해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 쏠림 현상 심한 제주 관광지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 대표 명소 중 하나인 서귀포시 성산일출봉을 찾은 방문객은 모두 318만 1,695명을 기록했다.

제주에서 단일 관광지가 방문객 3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처음이다.

성산일출봉 방문객은 2009년 162만 4,447명, 2010년 197만 20명, 2011년 201만 714명, 2012년 292만 8,001명 등 해마다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5년 만에 2배 가까이(95.8%)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연간 수입은 40억8천800여만원에 이르며 매년 흑자를 내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역시 방문객 수가 지난해 120만 7,661명으로,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는데도 단순히 주차장과 야영장 이용료만으로 3억 3천여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밖에 천지연 폭포, 지삿개 주상절리, 산방산, 천제연 폭포, 만장굴, 비자림 등 제주도 내 대부분의 자연 관광지에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몰리며 입장료 등 수입이 행정운영비와 인건비, 건물유지비 등 관리운영비용을 넘어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도내 곳곳에 지어진 국공립 미술관과 박물관 등의 시설 사정은 심각하다.

해마다 수억원 가량의 관리운영비용이 들어가지만,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는 방문객 수와 적은 입장료 수익 등으로 운영 수지 적자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제주도 내 15개 국공립 미술·박물관 중 지난해 제주도립미술관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잠녀문화 세계화'를 목표로 2006년 제주시 구좌읍에 들어선 제주해녀박물관은 설립 3년 만인 2009년부터 적자가 1억원을 넘더니 2012년 2억 1천만원, 2013년 3억 3천만원으로 그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연간 방문객 수가 25만여명을 기록했지만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외에 돌문화공원이 1억 4천여만원, 민속자연사박물관이 1억 3천여만원, 별빛누리공원 2억 7천여만원 등 대부분의 국공립 미술관과 박물관 등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연평균 1억 9천여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제주도립미술관의 경우, 지난해 3∼7월 다른 기관의 협조를 얻어 세계미술 거장전을 여는 등 관람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했기 때문에 흑자전환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예산상의 문제 등으로 거장전을 열지 못하게 됐다.

관광객 이주현(34·여·서울시)씨는 "제주는 자연환경이 단연 최고지만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들어가 보면 이름이나 겉모양과 달리 내용이 빈약한 곳이 많다"며 "한 번 가고 나서 다음에 들르지 않게 되는 곳도 있고 절대 가지 말라고 말리고 싶은 곳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 치열한 경쟁속 국공립 미술관·박물관 고전

제주도 내 국공립 박물관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는 관광객들이 자연환경을 선호하는 이유도 있지만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사설 박물관과의 경쟁구도와 콘텐츠에 대한 큰 고민 없이 박물관 설립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내에는 박물관 23곳, 미술관 19곳, 전시관 20곳, 식물원 8곳, 수족관 1곳 등 71곳이 등록돼 운영되고 있으며, 미등록 박물관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80여곳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 상당수가 제주의 특성과 전혀 상관없는 테마를 핵심 내용으로 삼거나 서로 유사한 콘텐츠로 영업을 해 '짝퉁' 논란을 빚고 있다.

또 업체 간 과열 경쟁이 이뤄지면서 지난해에만 사설 박물관 2곳이 경영악화로 자진 폐업했다.

이런 탓에 경영이 제대로 이뤄지는 박물관은 손으로 꼽을 정도란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국공립 시설은 사설 박물관에 비해 비교적 차별화된 운영전략이 부족하고 체험을 중요시하는 관람객의 추세를 곧바로 따라가지 못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국공립 박물관 중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는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2011년 102만 3천여명에 이르던 관람객이 2012년 89만 3천여명, 2013년 84만 5천여명으로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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