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앞에서 열린 ‘철도노조 파업 보복 징계 철회 촉구’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철도노조가 "현장 복귀 후 노조와 대화·교섭하겠다던 사측의 약속은 온데간데없다"며 코레일의 대규모 징계를 규탄하고 나섰다.
코레일은 당장 9일부터 지부장 이상 간부급 145명, 16일부터 지부간부급 378명 등 500여 명에 대한 대량 징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8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쟁의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고 그 어떤 사법적 판단도 없는 상황에서, 공사측이 '셀프 불법규정'에 따라 대화와 교섭을 거부하고 대량 징계 절차에 돌입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과잉 징계"라고 일갈했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코레일 측은 현재 한 달 내에 500여 명에 대한 해고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며, 1000여 명의 조합원은 원거리로 강제 전출시킬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환 위원장은 이어 "노동쟁의 중에 교섭의 주체인 노조 대표 등 지도부를 징계하는 것은 분쟁을 해결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라며 "교섭 구조 자체를 붕괴시키는 유례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또 코레일 측이 파업 기간에 116억 원에 달하는 조합비 가압류 신청과 152억 원가량의 손해배상 신청을 감행한 것에 대해서도 "노사 파국을 양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철도노조는 코레일에 대해 즉각 교섭에 참여하라고 촉구하며, 오는 18일 제4차 상경투쟁 전까지 전향적인 응답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노사간 쟁의는 끝난 게 아니라 아직 진행 중"이라면서 "파업을 잠시 중단하고 현장에 복귀했다고 하더라도, 노사간 대화가 가로막히고 파국적인 대량 징계를 계속 진행한다면 노조는 벼랑 끝에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투쟁 수위가 다시 높아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에 대한 법원의 잇따른 영장 기각에 대해서도 "검경의 묻지마식 구속영장 청구가 전원 기각되는 걸 봐도 철도파업의 정당성은 확인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