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섣달 그믐날 저녁 호주 시드니 도심에서 이른바 '묻지마 폭행'을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던 10대 호주 청년이 11일만에 결국 숨졌다.
11일 호주 국영 ABC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9시(현지시간)께 시드니 킹스크로스 인근에서 육체노동자 션 맥닐(25)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던 대니얼 크리스티(18)가 입원 11일만인 이날 오후 결국 숨을 거뒀다.
크리스티는 사건 당시 길가에 서있다가 우연히 마주친 맥닐에게 별다른 이유도 없이 단 한 방의 '강력한 녹아웃 펀치'(king-hit)를 맞고 바닥에 쓰러지면서 보도에 머리를 세게 부딪쳐 의식을 잃었으며 이후 11일 동안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병원에 입원한 크리스티는 줄곧 중환자실에서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한 채 사경을 헤맸고, 그의 가족들은 결국 이날 오후 가망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생명유지장치를 떼어내는 결단을 내렸다.
크리스티의 유족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사랑하는 대니얼은 지난 11일 동안 용감히 싸웠으며 가족과 친구들에 둘러싸인 채 숨을 거뒀다"며 "대니얼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족은 크리스티의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의 그렉 스미스 법무장관은 크리스티의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명하면서 이미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맥닐에게 살인죄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