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야생철새에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1가 살곶이공원 앞 중랑천에 재갈매기를 비롯한 철새들이 떼지어 날아가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전북 동림저수지에 이어 55km 가량 떨어진 충남 서천 금강하구에서도 야생철새의 조류인플루엔자(AI: Avian Influenza) 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금강호를 비롯한 철새도래지에 대한 소독 강화와 이동제한 조치 등 방역체계를 확대하거나 일부 전환 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22일 금강하구에서 죽은 채 발견된 가창오리 3마리도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이 23일 나왔다. 부검결과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전형적 증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박용호 농축산검역본부장은 "부검 소견에서 의심으로 분류되면 80% 가량 양성판정이 적중한다"며 "전반적으로 판단할 때 금강하구에서 채취한 가창오리 사체도 H5N8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환경부는 이날 가창오리 7만마리가 동림저수지에서 금강호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따라 전북 고창과 부안 인근의 동림저수지 뿐 아니라, 충남 서천의 금강호 주변으로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또 22일까지 전북과 제주 충남 충북에 이어 경북과 경기도에서도 폐사한 야생 조류를 수거해 검사를 의뢰한 상태여서, 전국 확산에 대한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지자체들이 검사를 의뢰한 야생 조류 폐사체도 38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농식품부는 금강호에 대해서도 소독강화와 이동제한 조치를 검토하는 등, 기존 방역체계를 확대하거나 일정 부분 전환하는 방안을 이날 중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철새도래지에 대한 방역약품 살포가 서식지 주변의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무차별적 철새 도래지 방역에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날 오전 현재 위험지역(3km) 방역대 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진판정을 받은 농가가 3곳 더 늘어났으며, 살처분 대상인 32개 농장 43만1천 마리 가운데 85%인 25개 농가 36만9천수가 살처분 됐다고 밝혔다.